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21일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할 때 여러정부관서에서
인허가를 거쳐야하는 불편을 덜어주기위해 인허가를 한곳에서 단시간내에
처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당선자는 이날 호텔신라에서 가진 주한다국적기업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외국인투자와 관련한 규제도 철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박지원 당선자
대변인이 전했다.

김당선자의 이같은 방침은 외국인투자에 대해 원스톱(one-stop)서비스를
통해 투자유치를 적극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태국이 외국인투자청을
설립, 원스톱서비스를 실시한 이후 성공적으로 외국자본을 유치한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김당선자는 또 "새정부는 무역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외국인 투자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전제하고 "외국인들이 투자하는데 조금도 불편없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관련, "우리나라 기업이 경쟁에서 이길 것을 바라지만 외국기업에
규제를 가해 불공정한 여건에서 이긴다면 기업의 체질을 약화시킬 뿐"이라며
공정경쟁의 원칙을 강조하고 외국인 기업에 대한 규제철폐를 약속했다.

김당선자는 다국적기업의 국내영업활동과 관련, "경제활동은 상호이익을
바탕으로 이뤄져야하고 우리입장만 생각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행위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당선자는 다국적기업대표들이 국산품애용운동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한데
대해 "국산품이든 외제든 건전한 소비를 막는 것은 옳지 않으며 외국으로부터
싸고 좋은 물건을 사다 쓰는 것을 봉쇄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개방되지 못한 생각은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고 전제하고 "새정부는
국산과 외제를 구분하는 것보다 사치를 방지하고 건전한 소비활동을 보장하는
쪽으로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김당선자는 또 "단기적으로 국내경제에 불이익이 되더라도 자유무역의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하고 자유무역을 통해 우리경제의 체질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리해고제 도입이 외국인투자기업을 배척하는 요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정리해고제는 IMF가 요구하기전에 국내기업의
요구로 이미 도입을 추진해왔으며 IMF체제하에서 그 시기가 앞당겨졌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당선자는 "오히려 외국기업이 투자하여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쪽이
고용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는 주한다국적기업대표들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셸 시티뱅크
미쉐린 바이에르 듀퐁 미쓰비시 네슬레 크라이슬러 포드 다우케미컬
코카콜라 제너럴일렉트릭 모토롤라 필립모리스 스리엠 보잉 등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국적기업대표 23명이 참석했다.

< 김수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