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시 은진면 성평리에서 태양열온수기를 생산하고 있는 대덕에너지.

1천평의 공장안은 용접불꽃으로 환하고 드릴작업 소리가 요란하다.

IMF한파가 몰아닥치자 이 회사에는 주문이 쇄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월평균 20대 정도 들어오던 주문이 지난 12월이후부터에는 60대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따라 오는 4월까지 일감이 밀려있다.

근로자들은 잔업이 평상일과처럼 됐다.

대덕에너지에는 토요일 일요일이 따로없다.

지난 신정연휴에도 근로자들이 모두 출근해 공장을 돌려야 했다.

김승구 사장은 "외환위기로 석유값이 급등해 가계에 큰 부담이 되자
태양열온수기 설치붐이 일면서 일손이 달려 직원을 더 채용해야 할 형편"
이라고 말했다.

지난 95년 설립된 이 회사는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2백50% 증가한
2백억원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도 IMF의 무풍지대는 아니다.

금융공황으로 지난해 12월 할부금융사들의 업무가 중지되면서 할부판매
지원이 뚝 끊겨버린 것.

이에따라 자금의 원활한 조달이 안돼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렇게 되자 근로자들은 스스로 임금수령을 늦췄다.

또한 잔업수당도 반납했다.

이를통해 단기적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정광희 근로자대표는 "근로자들이 회사가 어려우면 개인주머니를 털어서
라도 회사를 돕겠다는 굳은 결의로 똘똘 뭉쳐있는 만큼 IMF한파에도 끄떡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근로자들은 원가절감과 생산성향상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우선 매일 생산현장에서 일어나는 기술개선사항 등을 기록하는 기술노트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작업표준화를 이뤘고 불량률을 0.5%이하로 떨어뜨렸으며 탱크
파손율도 0%로 낮췄다.

이 회사는 매출액의 5%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한다.

그 결과 최근에는 광복합태양열온수기 온수난방겸용태양열온수기 등
신제품을 잇따라 개발, 국내특허는 물론 미국 호주 일본 중국에 해외특허를
출원해 놓고 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해외수출에 나선다는 계획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대덕에너지는 지난해 태양열온수기 생산업계 최초로
Q마크와 KS마크를 획득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이 회사는 지난 연말 논산시 양촌면 신흥리 신흥노인회관에 태양열온수기를
무료로 설치해주는 등 사회복지사업에도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올해에는 복지기금을 출연, 직원들에게 주택구입자금 및 생활자금 지원을
할 계획이다.

김사장은 "노사가 서로 믿고 끌어주기 때문에 어떠한 어려움도 헤쳐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대전=이계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