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 기아그룹 회장은 자동차업계의 중복.과잉투자를 막기 위해 삼성자동차
와도 부품공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국내 모든 자동차 업체간 부품공용화를 이루기 위해 이 문제를 업계에
공식 제의하겠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28일 "자동차업계의 중복 및 과잉투자를 막기 위해서는 부품
공용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기아는 삼성에게도 기아 협력업체의 부품
구입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삼성자동차가 그동안 현대, 대우, 기아자동차 등 선발 업체들
에게 부품공용화를 요구해 왔다는 점에서 진회장의 언급에 대한 삼성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진 회장은 또 "자동차 생산량이 연간 1천5백만대에 이르는 미국과 유럽
에서도 부품공용이 보편화돼 있는데 국내업체들이 각사별로 협력업체를
거느리고 있는 것은 경쟁력 약화요인"이라며 "조만간 부품공용을 자동차
업계에 제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품공용을 실현하기 위해 기아가 독자개발한 엔진도 경쟁사에
제공할 의향이 있다"며 "네비게이션 시스템과 같은 첨단 외국기술에 대해서는
국내 업계가 공동도입하면 외화도 절감하고 중복투자도 막을 수 있는 만큼
이같은 방안에 대해 현대, 대우 등과 협의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진 회장은 그러나 삼성의 기아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삼성이 기아를
인수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성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