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심각한 금융위기 속에 치러진 이번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대해
시종 깊은 관심 속에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특히 "세계 금융 수도"인 뉴욕의 금융계는 신임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
방향에 따라 한국의 금융시장 향방이 결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은 "새 대통령
당선자의 경륜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최악의 위기상황에 빠져 있는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지금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강력한 리더십이며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비전이라는 점을 명심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독일계 은행 뉴욕지점의 한국 대출담당 관계자는 "선거전
기간동안 3명의 유력 후보들이 한결같이 한계기업 지원 등 IMF(국제통화기금)
와의 약속에 위반되는 정책을 공약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새 대통령
당선자가 한국이 당면한 위기의 원인과 현실을 직면해 강도높은 개혁
프로그램을 시행할지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