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증권의 부도로 증권계에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소용돌이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구조조정은 위탁수수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천수답경영과 부실
회사에 대한 증권당국의 경영개선조치라는 두가지 측면이 맞물려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번 증권사 부도는 지난60년대초반 증권파동이후 30여년만 일어난 일이다.

그것도 약정고를 기준으로 업계8위에 랭크된 대형증권사의 부도란 점에서
파장은 더욱 심각하다.

증권사 구조조정도 회사규모와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최근 금융권을 옥죄고 있는 부실채권이 문제다.

최근 증시침체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34개 증권사들이 난립해
무한경쟁하는 동안 증권사 부실채권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재 증권사 부실채권규모는 모두 1조5천억원에 달하는 실정이다.

또 지난 9월말현재 증권사 부채는 20조7천억원.

전체 자산(29조5천억원)의 약 70%에 달하는 실정이다.

부채중에서도 유동부채는 18조3백57억원으로 한해전보다 4.5% 늘어났고
고정부채는 기업연쇄부도에 따라 지급보증한 회사채 대지급의무금이 늘어나
2조6천9백27억원으로 75%나 급증했다.

증권당국도 이르면 연내 증권사 경영실태에 대한 정밀조사작업에 착수한다
는 계획이다.

경영부실정도에 따라 등급을 매겨 등급별 경영개선계획을 마련해 추진한다
는 것이다.

특히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중 오는 99년4월로 예정된 최저 영업용
순자본비율 제도도 앞당겨 시행할 방침이다.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이 수치가 1백%를 밑돌면 증권당국에서
경영개선조치를 취한다는 것.

이러한 과정에서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노력도 다각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문을 과감히 정리하고 보유자산을 처분하는 등
몸집줄이기와 비용절감 등의 자구노력이 가속화되고 인수합병(M&A)도
가시화되는 등 살아남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손희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