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경제는 저성장에 고물가를 동반하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여차하면 성장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치고 물가상승율은 7%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실업률도 80년이후 처음으로 5%를 웃돌아 실업대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려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가 제시한 목표치보다 훨씬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우경제연구소는 4일 국제통화기금(IMF)와의 협상타결후 지원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내년에 국내 경제는 당초 6.2%에서 대폭 낮아진 2.2%
(GDP 기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수출이 5.7% 증가하고 수입은 3.2%가 줄어들어 경상수지 적자가
55억달러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내수의 둔화추세가 심화되면서 특히 설비투자는 16.5%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의 경우 원화가치의 하락과 유가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인해 정부와 IMF가 합의한 5%를 넘어선 6.2% 상승이 예상된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연구소는 또 내년 실업률을 5.0%로 전망하고 실업률 1%당 실업자수를
22만명으로 볼때 실업자수가 1백만명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IMF의 지원프로그램이 난항을 겪으면서 금융.외환위기가 재연될
경우 성장률은 마이너스 1.3%로 추락하고 경상수지 적자는 90억달러,
소비자물가는 6.8%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연구소는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도 내년에는 저성장에 따른 고용창출 둔화 및 금융산업 구조
조정 등의 여파로 실업률이 연간 5.0%에 달하며 실업자수도 올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1백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최근의 원화절하추세에 따라 내년에도 수출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불구, 강도높은 재정및 금융긴축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게 됨에 따라 소비 및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내년 경제성장률은 2.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구매력 감소와 소비심리의 급격한 위축으로 민간소비는 0.3%의 증가에
그치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각 28.4%와 10.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명목 임금상승률도 고용불안에 따른 임금동결 및 감축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연간 3.0%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그러나 원화절하로 가격경쟁력이 갖춰져 수출이 늘고 수입은
줄어 무역수지에서 76억달러의 흑자를 기록,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3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