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와이드 디자인으로 승부한다"

대우전자가 국내 및 25개 해외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디자인을 통일하는
"월드와이드 디자인 전략"을 도입, 탱크주의의 2단계도약에 나서고 있다.

대우는 이미 월드와이드 제품으로 전자렌지 3개 모델과 TV 2개 모델을
내놓고 세계 동시생산 및 동시판매 체제를 갖춘데 이어 VTR과 세탁기는
12월초, 냉장고는 연말에 각각 월드와이드 제품을 내놓고 세계 동시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우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월드와이드 디자인 전략의 요체는 국내외
생산제품의 디자인을 통일해 제품개발및 생산비용은 크게 줄이는 대신
월드와이드제품에 마케팅력을 집중해 판매물량을 대폭 늘린다는 것.

따라서 대우전자는 국내외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가짓수를 절반이하로
줄이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월드와이드 제품의 비중을 7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 도입배경 =대우전자는 그동안 세계경영을 펼쳐나가면서 각 지역의
현지실정에 맞는 "현지 밀착형" 제품 개발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은 현지 판매에 다소 효과는 있었지만 제품 가짓수가
워낙 많다보니 제품개발과 생산성 품질 등에는 큰 문제를 수반해온 것이
사실이다.

예컨대 대우전자가 국내외 공장에 갖고 있는 TV공장은 11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제각기 달라 현재 각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TV는 무려 1백여종이 넘는다.

따라서 제품을 개발해도 1백여종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인데다 생산단계
에서는 생산기술확보 품질안정 생산성제고 등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켰다.

판매단계에서는 수많은 제품에 마케팅의 힘이 분산돼 많은 상품 구색이
오히려 매출신장의 저해요소가 돼 버렸다.

<> 추진과정 =대우가 가장 먼저 내건 명제는 "단순하면서도 편리한
디자인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인기를 거둔다"는 것.

최근 대우전자의 TV광고에 배순훈 회장이 등장해 강조하고 있는
"탱크디자인"의 개념이다.

단순하면서도 생활에 편리함을 주는 월드와이드 디자인으로 제품을
통일해 개발-생산-판매에서 최대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디자인 개발체제를 전면정비했다.

지난 8월 국내 연구소와 도쿄 파리 뉴저지의 디자인센터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각 부문의 월드와이드 디자인 개발을 위한 팀을
구성했다.

전자렌지 월드와이드 제품개발을 위해서는 각 연구소의 전자렌지
디자인담당들을 국내로 불러들여 팀을 구성하는 식이다.

이에 따라 가장 지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 제품개발 및 효과 =월드와이드 디자인의 첫 작품은 국내외 연구소간
완벽한 네트워크가 구축되기 전인 지난 1월 출시된 전자렌지(모델명
FOR-816KY).

이 제품은 6개월간 국내외 연구진들이 전담개발팀을 구성해 개발한
첫 월드와이드제품으로 이미 국내외 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가 전세계에
팔리고 있다.

이 제품의 판매호조에 고무된 대우는 TV부문에서도 월드와이드제품의
개발에 나서 TV의 경우 최근 25.29인치급 G1모델과 20.21인치급
T2모델을 개발, 최근 전세계 공장에서 동시에 생산에 들어갔다.

연말까지는 냉장고 세탁기 VTR등 5대 가전부문에 월드와이드제품을
모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대우는 월드와이드 디자인전략이 본궤도에 올라서게 되면 원가가 20%
가량 낮아지며 생산성제고 인건비절감 품질안정화로 모두 30%의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광고및 판촉활동을 비롯한 판매력이 주력제품을 집중돼 매출도
급신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