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희(한양대 교수)현대무용단이 97창작춤 "꽃이여 바람이여"를 4~9일
정동극장 무대에 올린다.

1부는 김복희무용단의 대표적 레퍼터리인 "장승과 그림자" "진달래꽃"
"삶꽃, 바람꽃", 2부는 신작 "피의 결혼"으로 꾸며진다.

"장승과 그림자"는 인간의 삶이 장승이라는 목신의 유구함에 비해 아무것도
아닐수 있다는 해석으로 호평을 받았던 작품.

김소월의 시를 바탕으로 남녀의 이별과 그리움을 그린 "진달래꽃", 인생의
덧없음을 바람에 흩날리는 꽃으로 형상화한 "삶꽃, 바람꽃"등 모두 "한국적
정서에 뿌리를 둔 특유의 인체언어 작업"이라는 안무가의 일관된 신념이
잘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특히 2부에서 선보일 "피의 결혼"은 스페인의 유명작가 페테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원작을 김교수가 안무한 것으로 라틴문화 특유의 불꽃같은 열정과
한국적 정서를 잘 결합시킨 작품.

한여자와 두남자의 비극적 이야기에 우리의 전통혼례와 장례의 이미지를
접목시켜 춤으로 풀어냈다.

이번 공연은 정동극장이 우수한 창작작품을 발굴, 지속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기획한 레퍼터리화작업의 첫무대.

창작무용으로 6일동안 공연되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올해 서울국제무용제에서 대상을 받은 손관중, 남자연기상을 수상한
김남식씨외에 서은정 구인자 이정연 윤재상 조현진씨등 27명이 출연한다.

평일 오후 7시, 토.일요일 오후4시.

773-8960.

<양준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