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1일로 취임 10주년을 맞았다.

삼성은 이날 별도의 사내행사는 생략하고 저녁6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이회장의 첫 경영에세이집인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의 출판기
념회로 취임 10주년행사를 대신한다.

이와함께 오전 사내방송인 SBC를 통해 이회장의 취임 10주년기념 특별방송
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방송에서는 이회장의 취임당시의 국내경제상황과 이회장의 제2창업
선포및 신경영선언 등 10년간의 경영업적이 집중 소개될 계획이라고 삼성은
밝혔다.

<> 10년 발자취 =지난 87년12월 고 이병철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그룹
사령탑에 오른 이회장은 자율경영 기술중시 인간존중의 경영방침을 설정하고
세계 초일류기업을 향한 변신을 추진해 왔다.

특히 기술중시 경영을 통해 국내 반도체기술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
올렸으며 우주항공 위성통신 생명공학 등의 사업기반을 다졌다.

이회장체제의 지난 10년동안 삼성은 매출 자산 투자 등 외형이 5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87년 17조원이 약간 넘던 매출규모는 올해 83조원(추정)에 이르고
투자규모도 취임당시 1조5천억원에서 8조2천억원(추정)으로 늘어났다.

외형 못지않게 질적인 면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취임 1년뒤인 88년 11월 삼성전자와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 현재 삼성전자
를 메모리반도체분야에서 세계 최대업체로 키웠으며 95년부터는 소그룹
체제로 전환, 전문경영인체제를 정착시켰다.

또 지난해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으로 피선돼 개인의 명예는 물론
그룹의 이미지를 높였으며 지난 5월에는 무선통신분야의 올림픽파트너로
참여, 삼성브랜드가 세계적 브랜드로 도약하는데 발판을 마련했다.

94년에는 주위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자동차산업에 진출, 내년 3월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이제 자동차산업이 극심한 불황에 빠져 있는 현상황에서
삼성자동차를 전자에 이은 제2의 효자사업으로 일궈내는 그의 경영능력이
요구되는 시점에 서있기도 하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