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후보 ]]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28일 이한동대표와 함께 경기도 의정부 정당연설회
에 참석한뒤 인근 제일시장을 방문, 상인들을 대상으로 득표활동을 벌이며
공식선거일 사흘째를 보냈다.

이후보는 이날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정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정당
연설회에서 현 경제위기의 주범으로 "정부의 무능력"과 "3김정치"를 지목하면
서 부패정치를 마감하고 깨끗하고 능력있는 정부를 이끌어갈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후보는 "지난번 기아사태가 났을 때 나는 신속한 처리를 요구했다"며
"그러나 정부는 꿈적하지 않더니 오늘날과 같은 경제위기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이후보는 또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경제가 잘못된 것은 집권당인
한나라당의 책임이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그러나 야당의 총재로 있으면서
대통령에게 돈을 받는 등 정경유착을 한 사람이 어떻게 경제의 어려움이
집권당 책임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앞으로 2~3년안에 우리나라 통일과 안보문제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이 역사적인 시기에 국민대통합을 실현해 나라를 전진시킬
지도자를 선택해달라"고 강조했다.

이후보는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안정시키기위해, <>내년 예산의 10% 절감
<>세제개혁 <>금융실명제 보완 <>2004년까지 42조원을 투입하는 농어촌 구조
조정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한동 대표는 "우리 국민은 한나라당에 대해 이제부터는 제발 깨끗한
정치를 해달라는 소망을 갖고 있다"며 "이후보야말로 깨끗한 정치와 튼튼한
경제를 통해 국민대통합을 이룩하고 3김정치를 타파해 21세기 선진조국을
이끌어갈 지도자"라고 추켜세웠다.

이후보는 이어 의정부 제일시장을 방문,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반드시
깨끗한 정치를 실현시키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재야출신 인사와 당내 소장파의원들로 구성된 "클린(clean)유세단"은
이날 제정구의원 이철전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증권거래소 앞에서 첫 거리
유세를 갖고 이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 의정부=김태완 기자 >

[[ 김대중 후보 ]]

김대중 후보는 이날 외신기자회견 및 긴급경제기자회견과 남대문시장방문
행사를 비롯 지역유세팀 대변인실 매체광고 등의 활용가능한 포문을 총동원,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의 "경제파탄책임"을 집중 공격했다.

김후보는 이날 기자회견과 시장방문길에서 "김영삼 대통령뿐만 아니라
신한국당의 후신인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에게 현 경제파탄의 책임이 있다"
고 주장하고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을 강력히 촉구했다.

정대철 김근태 노무현 부총재가 단장이 된 "캠프 파랑새"는 전날에 이어
서울 지하철2호선 선릉역 강남역 등지에서 거리유세를 잇달아 갖고 "한나라
당의 경제파탄책임"을 성토했다.

김후보측은 거리유세에 일반시민들의 호응도가 높다고 판단, 이를 확대하기
로 결정했다.

김종필 선대회의 의장은 충남 천안 공주 논산지역 유세에서 "총재를
내쫓고 당명을 바꿔 경제위기 책임을 모면하려 하지만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은
한 통속"이라며 한나라당에 대한 경제위기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대변인실은 경제파탄책임뿐만 아니라 한나라당과 이후보측의 "아픈 곳"을
집요하게 추궁했다.

정동영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깨끗한 정치, 튼튼한 경제"라는 슬로건이
김대통령의 국정지표중 "깨끗한 정부"와 "튼튼한 경제"를 물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며 한나라당 및 이후보가 김대통령의 계승자임을 부각시켰다.

"불법"선거운동에 대한 공격도 계속됐다.

정대변인은 "이후보는 일당청중을 동원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흑색선전
불법유인물 수십만부를 배포하고 피라미드식 입회원서 판매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뒤 "구체적 자료가 갖춰지는대로 사법당국에 고발조치하겠다"
고 밝혔다.

<허귀식 기자 >

[[ 이인제 후보 ]]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는 28일 합천 해인사를 찾아 "필승 합장"을 하며
공식 유세 이틀째의 아침을 열었다.

이후보는 대웅전 법보전 등 해인사 경내를 둘러보며 총무스님인 무관스님
으로부터 팔만대장경판 보존상황 박물관건립계획 등을 설명들은뒤 수행도량에
들러 불교계 현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전통사찰보존법상의 이중적 행정절차를 비롯 문화재보전문제 국립공원
입장료폐지문제 불교재산에 대한 종합토지세부과문제 가야산골프장건립문제
등 갖가지 고충사항이 나오자 그는 "열린 시각으로 접근하겠다"는 함축된
말로 불교계 끌어안기를 시도했다.

행정이 경제와 민생에 걸림돌이 되지않고 잘 뒷받침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는게 이후보의 지론인 만큼 각종 법령과 제도를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바꿔
국가간섭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이후보는 해인사를 거쳐 지리산자락의 군소도시와 읍내를 버스로 누비며
이틀째 경남지역 표밭을 공략했다.

그의 유세 전략과 방향은 이날로 확연히 드러났다.

지방유세에서는 서민층과 소외계층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거창 함양 산청 진주 등 방문하는 곳마다 재래시장을 찾은 것은 이 때문
이다.

지방의 경우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가고 여론흐름이 결정되는 곳이 바로
시장이라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보는 이날 거창시장에서 택시기사들과 해장국밥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진주서부시장에서 상인 시민들과 역시 국밥으로 점심을 함께해 서민층을
대변하는 후보임을 부각시켰다.

이후보는 진주서부시장과 자유시장 거리유세에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유일한 방안은 국민들의 애국심뿐"이라며 근검절약을 호소했다.

연간 음식물쓰레기 비용만도 1백억달러에 달하고 있는데 이를 절반으로만
줄여도 큰 도움이 되며 기름 한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종이를 낭비하고 물을
물쓰듯 할 때는 지났다는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에게 피와 땀 용기를 호소할 수 있는 젊은 일꾼이
나와야 한다"며 "대통령이 되면 군림하지 않고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국가
경영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합천=김삼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