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Pass) 4513".

공압기기전문업체인 진영기전(대표 황영석)의 올해 캐치플레이즈이다.

지난해대비 13% 늘어난 매출액 1백45억원, 생산성 13% 제고, 원가 13%
절감을 달성하겠다는 뜻이다.

진영기전은 자체기술개발로 에어실린더 에어유니트 솔레노이드밸브 등
각종 공압기기 및 자동제어기기를 차례로 국산화, 수입대체효과를 거두고
있다.

공압기기는 공기압을 이용, 다른 기기를 움직이게하는 장치로 자동차 전자
식품 및 산업 전분야에 사용되는 공장 자동화설비의 핵심 자본재이다.

경기 기흥에 있는 이 회사는 지난 88년 공기압용 2포트 솔레노이드에 대해
KS 1호를 따낸데 이어 96년엔 5포트 솔레노이드밸브로 EM마크를 획득했다.

현재 일본 태국 중국 등 10개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

진영기전은 패스4513의 실현을 위해 분기별로 사장이하 기사급 직원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시그마회의"라 불리는 경영실적회의를 갖는다.

이 회의에서는 분기별 경영실적과 연초 부서별 목표의 진행 추진실적이
발표되고 이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점이 토의된다.

각 부서간의 업무협조처리관계에 대해 기탄없이 논의가 이뤄지고 향후
추진방향을 정립하는 것.

황사장은 "경영실적의 투명화는 직원들의 근무태세를 능동적으로 이끄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고 밝히고 "부서간 업무처리가 명확해지고 횡적교류가
활발해진 것도 시그마회의 시행이후 달라진 점"이라고 설명한다.

매주 수요일에는 관리직 생산직사원 모두 30분이상 조기출근, 자신에게
할당된 설비를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는 "내기계사랑운동"을 벌인다.

또 일주일에 3번은 연구기술과 품질보증부문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능 및
직무교육을 실시, "1인1기계1기술"이상의 기술습득으로 기술력향상을 꾀하고
있다.

조립현장에서도 U라인시스템과 부품의 무창고화시스템을 도입, 부품의
투입에서부터 완제품검사까지의 전공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진영기전은 지난해 솔레노이드밸브의 부품인 "코어세트"의 용접품질불량으
로 인한 생산량부족으로 납품처의 주문증가에 대응치 못했다.

당시 코어세트 용접 생산은 4명이 하루 2교대로 맡아왔으나 8%의 용접
불량률로는 주문된 납기일정을 충족시킬 수 없던 터였다.

회사측은 이 문제를 "시그마회의"에 주제로 상정, 근본적인 개선점을
토의한 결과 자체기술력으로 용접 무인자동화시스템기를 제작키로 결정했다.

마침내 용접무인자동화시스템기를 제작하고 시운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생산성향상은 2.8배로 획기적으로 향상됐으나 고질적인 품질불량은
크게 감소되지 않았다.

이에 집중적인 VE(가치혁신)활동과 통계적기법에 의한 요인별 관리를 통해
자체 품질용접불량률을 0.2%로 줄이는데 성공, 현재는 납품처로부터 납기 및
품질우수업체로 선정되는 개가를 올렸다.

인력절감 등 이로 인한 유형효과만도 연 5천만원에 이른다.

"ISO인증, KS EM마크 등 각종 인증은 획득자체보다도 그 규격에 회사의
시스템을 맞추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보다 앞선 품질체제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황사장은 "무한경쟁시대에서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은 품질향상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라고 강조한다.

진영기전의 일차 목표는 연간 1천7백억원규모의 국내 공압기기시장에서
50%를 점유하고 있는 외국회사제품을 완전대체해나가는 것.

오는 2천년대엔 일본의 SMC, CKD사와 독일의 훼스토 등 세계적인 업체와
경쟁, 세계시장에 우뚝선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신재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