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직후 50%선에 다달았던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를
10%대로 급락시켰던 "병역면제" 공방이 재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21일 오전 한나라당의 창당일을 "D데이"로 삼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가계의 병역면제 및 부동산 투기의혹을 제기하는 등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후보의 지지도를 20%대에 묶어놓자는 전략의 일환이다.

2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이인제 후보의 국민신당도 이회창 후보의 차남
수연씨의 "신장 조작 의혹"에 대한 진상공개와 이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적극 공세에 나섰다.

병역문제에 관한한 타당 후보에 비해 "절대 우위"라고 믿는데다 반사이익
으로 2위를 되찾을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이날 회견은 각자 역할을 분담해 병역면제문제와
부동산 투기의혹을 제기하기로 한 사전 계획에 따라 이뤄졌다.

국민회의는 "병역면제의혹" 제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군출신인
천용택 의원과 최근 영입한 예비역장군들에게 발표를 맡겼다.

또 이후보 아들들은 물론 부인 한인옥 여사쪽과 사돈 이봉서 전상공장관쪽
가계의 병역면제 의혹까지 제기,전선을 확대했다.

국민회의측은 이와함께 파문의 확산을 위해 "한인옥여사의 사촌 주현(27)씨
는 호적상 1대 독자임에도 불구하고 2대 독자로 둔갑시켜 6개월 방위소집을
받았다"며 수연씨와 함께 병역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문제를
검토키로 했다.

자민련은 비슷한 시간에 이후보가 지난 87년말 2개월 동안 경기도 화성군,
충남 보령군, 서울 구기동에 총 25억원대의 임야와 대지 3건을 집중 매입,
부동산 투기를 한 의혹이 있다며 지원사격을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아침부터 파문 확산을 막는데 동분서주했다.

평소 기자실에 잘 들르지 않았던 최병렬 선대위원장과 신경식 황우여 의원을
비롯한 이후보의 특보단이 대거 동원돼 해명에 나섰다.

이사철 대변인은 "국민회의측이 이후보의 형제 자매와 본인의 자손중
단한사람도 병역을 필한 사람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후보를 포함,
8명이 병역을 필했다"고 반박했다.

이대변인은 "이총재의 주변 친인척중 현재까지 입영대상자는 모두 20명으로
그중 8명이 병역을 필했고 3명은 입영연기, 2명은 신체검사를 받지 않았으며
7명만이 신체상의 이유 등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대변인은 맞불 작전도 병행했다.

이대변인은 "국민회의 김총재와 부인의 형제 자매와 자손 등 주변 사람들
중에 병역을 미필한 사람이 김총재 본인을 비롯 6명에 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