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우(28.가명)씨와 오은애(25.가명)씨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두 사람은 신세대답게 예물 등 결혼비용을 가급적 줄여 알뜰한 결혼식을
하기로 계획했다.

결혼후 두 사람의 보금자리로 이미 신도시지역의 소형아파트 전세계약을
마쳤으며 결혼식장및 피로연 장소도 이미 예약을 해둔 상태다.

이제 남은 것은 가전제품과 가구류.

막상 구입목록을 작성하고 예산서를 뽑아보니 가전제품 4백10만원, 가구류
3백20만원 등 총 7백3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사람은 일단 현금으로 계산하기로 결정하고 결혼후 목돈마련계획 등
재테크상담을 위해 은행에서 개인고객상담팀장으로 근무하는 정씨의 사촌형을
찾아갔다가 혼수품 등 고액의 물품을 구입할때는 어떤 결제수단을 선택하느냐
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혼수품을 현금 대신 신용카드로 구입할 경우 결제일이 될때까지 물품대금을
은행에 예치하면 다소나마 이자소득을 올릴수 있고 신용카드 사용액에 따라
카드사나 은행에서 추가로 제공하는 부가서비스 등을 이용, 추가수익도
올릴수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각자 가지고 있는 신용카드(항공사 마일리지 제휴)를 이용해
일요일인 오는 12월7일 가전제품과 가구를 일시불로 구입하기로 결정하고
신용카드 이용시의 수익을 계산해 보기로 했다.

두 사람의 신용카드 결제일은 모두 매월 27일이며 이 경우 전월 5일부터
당월 4일까지의 사용금액이 청구되는 만큼 최대 53일간 이자없이 외상구매가
가능한 셈이다.

우선 오는 12월7일 혼수품을 구매할때 당초 물품대금으로 지급하려고 했던
7백30만원을 결제일까지 거래하고 있는 은행에 가서 연12.5%(세후 연10.44%)
짜리 RP(환매조건부채권)에 투자할 경우 51일(12월7일~98년 1월26일)의
예치기간동안 세후 10만6천4백80원의 이자수익을 올릴수 있다.

또 항공사와 마일리지제휴계약이 맺어진 신용카드는 결제금액 1천원당
1마일의 마일리지가 제공되므로 7백30만원을 결제하면 7천3백마일의 마일리지
가 누적되는 추가혜택이 주어진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은행에서 항공사에 1마일당 8원을 지급하는 만큼
총 5만8천4백원의 추가혜택을 받게 된다.

즉 정씨 커플이 혼수품을 현금 대신 신용카드로 구매할 경우 총 16만4천
8백80원의 부수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셈이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제주도 왕복항공료 수준의 금전적 이익을 거두게 된다는
얘기다.

현재 신용카드 월간사용한도(통합)는 우량회원이상인 경우 3백50만~1천만원
가량인데 신용카드 사용실적이 많아짐에 따라 가계회전대출(마이너스통장)
한도가 늘어나는 혜택을 받을수 있고 카드론 이용시 한도확대 또는 금리할인
등 각종 부대서비스를 추가로 제공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금전적 수익 외에도 신용카드를 사용해 물품을 구입할 경우 매월
사용내역이 대금청구서 형식으로 카드회원에게 발송되는 만큼 이 청구서를
잘 보관해두면 훌륭한 가계부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등 소비지출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결국 신용카드는 이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과소비의
주범이 아니라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될수 있는 것이다.

< 정한영 기자 >

< 도움말 보람은행 박경제팀장 (02) 569-8400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