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중장비생산거점을 영국에서 체코로 이전키로 한 것은 사실상
현지직접생산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의 이번 철수는 올해초 현대중공업이 벨기에 앤트워프에 위치한
중장비생산공장을 생산중단한데 뒤이은 것으로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시점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은 영국공장을 철수하게된 배경으로 <>영국 파운드화의 강세로
가격경쟁력이 30%가량 상실됐으며 <>영국정부의 무리한 부품현지화 요구로
원가상승압박을 받은 것을 주요인으로 들었다.

실제로 삼성 관계자는 "현지판매가 올해도 20% 가량 늘어났으므로 결코
판매부진 때문은 아니다"며 "진출당시 파운드당 1천2백원 가량이던 환율이
현재 1천6백95원에 달할 정도로 오른 상황에서는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체코는 월평균 임금이 4백달러로 영국보다 절반가량 싸고 러시아시장
등 내륙 물류거점으로서의 활용도가 높다는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올해초 앤트워프공장의 생산라인 인력을 판매직으로
전환했으며 공장은 애프터서비스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유럽시장에서 3억달러 정도의 중장비를 판매하려면
현지생산은 필수적"이라며 "내년말 조립라인을 재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 현대에 이어 다른 중공업체들도 해외지사와 근무인력을 감축할
계획이어서 국내 기업의 본격적인 해외사업 구조조정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영훈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