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DJP 연합에 대한 반감이 예상외로 거세지자 이를
조기 진화, 지지율을 안정권인 40%대로 진입시키기 위해 DJP의 정책우위를
과시하는데 행보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국민회의는 우선 자민련과 정책협의회를 이번주말까지 잇달아 갖고 내부적
으로 공동대선공약을 마련한뒤 다음주 양당 당무회의 추인절차를 거쳐 20일께
공식발표키로 했다.

양당이 준비중인 대선공약은 모두 15개분야 1백50개 항목으로 <>현행 국가
보안법 유지 <>대통령 긴급명령 형태의 금융실명제 폐지 <>특검제 도입
<>감사원의 국회이관 <>국가인권위 신설 <>중앙인사위 설치 <>해외체류자
선거권 보장 <>그린벨트 전면조정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은 공동대선공약 발표를 통해 정책차이에 따른 혼선과 불협화음 우려를
해소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총재측은 "경제대통령" 경쟁을 벌이던 민주당 조순 총재가 신한국당과의
합당선언으로 대선무대 전면에서 퇴장함에 따라 경제위기 대처능력을 부각
시킬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김총재는 우선 12일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을 방문한다.

기아자동차측은 이날 진념 신임회장의 취임식을 이유로 의전상 재고를
요청했으나 김총재측은 "공장실무자들과 만나도 좋으니 가겠다"며 적극적인
태도로 임했다.

김총재는 당초 경제기자회견도 계획했으나 현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현장을 누비는 대통령후보"라는 이미지를 전파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후문이다.

김총재는 앞으로 현장방문기회를 늘리는한편 TV토론회 등을 통해 자신의
경제관과 정책을 알리면서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한다는 방침이다.

국민회의는 특히 최근 DJP에 박태준 의원이 가세한 점을 들어 DJP를 "DJT"로
개명하고 포철신화를 배경으로 한 박의원의 경제능력을 집중 부각시키는
홍보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박의원이 김총재의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방문에 동행키로 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국민회의 김민석 수석부대변인은 앞으로 김대중 후보를 중심으로 안보관련
행사에는 김종필 총재가, 경제관련행사에는 박의원이, 비중있는 기획행사에는
김총재와 박의원이 함께 동행하는 방식으로 DJT공조를 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회의는 DJT를 "민주주의를 위한 즐거운 트로이카"(for Democracy,
Joyful Troika"라고 풀이하고 "경제발전의 주도세력과 정치민주화 세력간의
동시적 연합으로서 정치민주화의 공고화와 경제발전의 향상을 함께 성공
시킬수 있는 황금의 삼두마차"라는 점을 집중 홍보하기로 했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