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이 사상 최악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출주력품목의 단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순상품
교역조건지수(수출단가/수입단가)는 지난 9월중 75.7을 기록, 현행 교역조건
계산방법이 도입된 지난 88년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교역조건은 지난 95년을 기준으로 산출되기때문에 불과 2년9개월만에
25%가량 악화된 셈이다.

96년초 80대후반에 머무르던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말과 연초
80대초반과 70대후반을 맴돌다 지난 8월말에는 76.4까지 떨어졌었다.

이같은 양상은 국제시장에서 국산 전자제품 중화학공업제품 등의 가격이
계속 떨어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9월중 수출단가는 71.1로 순상품 교역조건과 마찬가지로 지난 88년이후
최저수준이었으며 95년에 비해서는 28.9%나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수입단가는 원유 곡물 등의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평균 6.1% 하락
하는데 그쳤다.

한은은 올들어 9월까지의 무역수지적자 59억달러 가운데 절반이상이 이같은
교역조건 악화로 발생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