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의 가치가 6일 미국 달러화에 대해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주요국 통화에 대해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지난 5월8일 이후 6개월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백23엔대에 거래됐다.

이에앞서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5일 엔화는 달러당 1백23.09엔을 기록,
전날(1백22.07엔)보다 1.02엔 떨어졌다.

엔화는 또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서도 전날(70.82엔)보다 0.84엔 하락한
71.66엔을 기록, 6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지난 5월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엔화가 약세를 보인 것은 동남아 통화위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일본의 7대 증권사인 산요증권이 파산함에 따라 일본 경제에
대한 불신감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렌스 서머스 미국 재무부 차관은 5일 일본및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회담에서 아시아통화기금(AMF) 설립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밝혀
이 지역 통화위기가 쉽게 수습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불러
일으켰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일본 수출제품의 40%가 최근 통화가치가 폭락한
동남아 지역으로 수출된다"며 "일본은 이 지역에서 동남아제품과 겨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엔화약세를 유도할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