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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증시 뒤흔드는 외국인] (3) '끝없는 팔자...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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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7x-7xx2"

    모 투자신탁회사 국제영업부 A차장의 전화는 고장이 난게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다이얼을 돌려도 소용이 없다.

    항상 통화중이거나 신호음은 가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투신사들이 외국인에게 내다 판 외수펀드에서 환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외국인의 환매요구에 진절머리가 난 A차장이 더이상 전화를 받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환매요구를 무조건 들어줄 형편이 못된다.

    재경원과 투신협회의 강력한 요청으로 주식 순매수를 해야 하는데 환매에
    모두 응할 경우 투신사는 순매수를 위해 출혈을 해야 한다"는게 A차장의
    항변이다.

    결국 A차장은 "손실을 입은 만큼 법정 소송을 내겠다"는 일부 외국인의
    으름장에 숨바꼭질을 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외국인들은 직접 주식을 산 물량 뿐만 아니라 투자신탁을 통한 간접투자분
    까지도 미련없이 털어내고 있다.

    9, 10월 두달간 서울소재 3대투신사의 외수펀드 수탁고는 1천억원이상이나
    줄어들었다.

    외국인의 "팔자"공세가 최근 이처럼 직.간접투자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화
    되고 있는 가장 큰 배경은 환율문제.

    매일 아침 8시께 출근하는 전용배 쌍용투자증권 국제영업부 차장은 요즘
    현기증마저 느낀다.

    우선 아침에 출근하자 마자 뉴욕 런던 취리히 등지에서 날아온 무차별 매도
    주문표에 기가 질린다.

    잠시후 전차장은 홍콩 J펀드의 펀드매니저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전차장은 "무역수지와 생산 출하 재고지수 등 산업활동 동향과 수출동향 등
    9월 경제지표가 비교적 호전됐다"고 설득해본다.

    그러나 홍콩의 펀드매니저는 "환율이 1천원대까지 오르는게 기정사실
    아니냐"며 들은척도 않는다.

    "정부가 환율방어에 적극적이고 이미 오를만큼 오르지 않았느냐"고 응수
    하지만 끈질긴 설득도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전차장은 곧바로 은행주를 중심으로 30만주의 매도주문을 접수했다.

    정해진 가격범위에서 매도해달라는 주문(Limit Order) 도 아니다.

    가격대를 불문하고 무조건 팔아달라는 시장가주문이다.

    "지난해말 달러당 원화환율은 8백44원이었는데 올 연말 환율이 1천원까지
    오른다면 외국인들은 앉아서 18%이상 손실을 봐야 한다.

    하루에도 20~30원씩 천정부지로 오르다 보니 남의일이 아니다"는게 전차장의
    설명이다.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불을 댕기고 있는 또다른 배경은 선물거래.

    현물지수가 하락하면 이익을 얻는 선물 매도포지션도 현물투매를 부추긴다.

    선물시장 개설이후 지난달 30일까지 외국인의 총순매도 규모는 5천9백26
    계약.

    거래대금으로는 1천3백74억원에 달한다.

    투신계정을 통한 매도물량까지 합하면 실제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물량은
    7천5백계약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강헌구 ING베어링증권 이사는 "지난 9월부터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공격적
    으로 매도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며 "현물주가 폭락에 대한 손실을 축소하고
    추가수익을 얻기 위해 선물에서 집중 매도공세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충식 동원경제연구소 동향분석실장은 "외국인이 아시아지역 전체의
    투자비중을 줄이는 한편 선물에서 매도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매도공세는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헤지펀드 등 단기자금들이 대부분 빠져나간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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