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급제 티셔츠" "사이버 부적" "행운의 인장" "합격거울" "집게"
"별자리 브로치" "수험생 설록차"...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와 초읽기에 들어감에 따라
시험특수를 겨냥한 갖가지 아이디어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연초에 이미 수험생용품을 선보였던 업체들도 막바지 판촉활동에 나서
수험생용품을 둘러싼 업체들간 판매경쟁은 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의
머리싸움 만큼이나 뜨겁다.

수험용품 제조업체들은 고3학생들만 겨냥하는게 아니다.

시험이라는 중압감에 시달리는 중고생 전부와 취업전선에 나서는 대학
졸업반, 각종 고시준비생과 승진시험을 앞둔 직장인, 심지어는 이들을
뒷바라지하는 가족까지 판촉대상으로 삼고 있다.

판매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여서 수험생용 상품시장은 틈새시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수험생용품은 수험생전용 차 드링크 건강보조식품 등에서 학부모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학습보조기구와 아이디어상품, 합격을 기원하는 선물상품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모두 수험생들에게 요구되는 정서안정, 정신집중, 두뇌기능 활성화,
피로회복, 시력보호, 스트레스해소 등의 기능을 강화한 제품들이다.

<> 식품류 =태평양의 "수험생 설록차", (주)파낙스가 개발해 한독약품이
판매하는 "슬리밍차", 제일제당의 "체인지업", 해태제과의 껌 "안토시안Q",
풀무원의 건강보조식품 "플러스 알파" 등을 꼽을 수있다.

설록차 수험대책은 기존 녹차에 아미노산의 일종인 GABA를 첨가, 심리를
안정시켜 주고 머리를 맑게해주는 기능을 강화한 제품으로 시판 한달만개
10만개가 팔렸다고 태평양은 밝혔다.

동규자와 두충이 배합된 "슬리밍차"도 신경성 변비가 많은 수험생들 사이
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지난 3월 선보인 "체인지업"은 정신집중과 두뇌기능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썬알파란 성분이 들어있는 드링크.

시판초기에는 판매가 시원찮았으나 조금씩 소문이 나면서 중고생들의 중간
고사 기말고사철에 판매가 급신장했다는 후문이다.

제일제당은 역시 썬알파 성분이 함유된 음료 "아이콘"을 연이어 내놓고
이번 수능특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안토시안Q"는 눈에 좋은 물질 안토시아노사이드를 첨가해 수험생의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제품이며 플러스 알파는 두뇌기능 활성화와 시력보호에
효과있는 건강보조식품이다.

이밖에 DHA를 함유한 특수사료를 먹인 돼지고기인 "하이포크"(미원), 역시
같은 사료를 사용한 달걀 "아이큐란"(제일제당)등도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이
즐겨 찾는 제품에 속한다.

<> 학습보조기구및 아이디어상품 =학습보조기구의 대표적인 제품은 뇌파를
안정시켜 집중력을 최대한 높이는 뇌파학습기.

"엠씨스퀘어"에 이어 "바이오소닉" "브레인Q" "릴랙스이즈" 등 비슷비슷한
제품들이 잇따라 시장에 쏟아졌다.

연간 1천억원대 시장으로 급성장한 뇌파학습기는 시험철을 가리지 않고
연중 인기를 끌고 있는 수험생용 상품이다.

파도 시냇물 갈매기 기적소리 등 자연음을 들려줘 뇌파를 안정시킨다는
"텔레파시"란 학습기도 최근 선을 보였다.

수험생의 특성을 간파한 아이디어상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잠깐 눈을 붙여도 정한 시간에 알람을 울려주는
"귀에 꽂는 알람기", 호출기모양의 시계에서 나온 광선이 천정이나 벽을
스크린으로 이용, 시간을 표시해주는 "스크린 영상시계", 4분간격으로 알람을
울려주는 자명종시계 등이 그것이다.

교육방송을 조용하고도 자유롭게 들을수 있는 무선헤드폰, 교육방송의
예약녹화를 간편하게 할수 있는 "VCR PLUS+"(제조원 젬스타) 등도 방송과외
시대의 수험생용 상품으로 볼수 있다.

<> 합격기원 선물상품 =다소 코믹하지만 애교있는 선물도 수험생들에게는
위안이 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붙어라는 뜻의 "껌", 잘 찍으라는 집게, 합격통지서를
세트로 만들어 3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잘 봐라라는 의미의 합격거울, 잘 풀어라는 당부의 뜻이 담긴 휴지 등도
상품으로 나왔다.

내의업체 (주)좋은사람들이 내놓은 "띠 팬티"도 요즘 인기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래 생일선물 등으로 만들어졌지만 자신의 띠를 지니고 있으면 행운이
온다는 옛 어른들의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빌린 제품이다.

띠를 캐릭터화한 열쇠고리와 수험생의 별자리로 만든 브로치도 판매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율곡선생의 과거 합격증을 새긴 "장원급제 티셔츠", 앞면에 사진을 넣고
뒷면에 합격기원 문양을 넣은 "사이버 부적",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행운의
인장"도 등장했다.

< 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