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형 < LG경제연 금융연구실장 >

주가가 4년만에 싯가총액기준으로 제자리로 내려 앉았다.

증시회생을 위한 한은 특융 내지는 공공관리기금을 동원하여 주식매수자금
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기는 하나 과거 경험에 의하면
직접적인 시장개입은 효과가 없을 뿐 아나라 장기적으로 오히려 주가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오히려 장기적인 안목으로 증시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의지와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되어야 한다.

특히 증시는 주주들이 기업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건전한 세력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주주권리의 강화가 필요하고, 비효율적인 기업의
정리및 퇴출의 장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그래야지만 정부가 그토록 되내이던 시장원리가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정책당국에 대한 시장의 신뢰및 믿음이 공고하다면 이러한 중장기 개혁안도
당장 증시를 안정시키는데 일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환율은 그동안 주변국들의 통화가치 하락, 대외 신인도 저하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본유입감소를 감안하여 적정하게 환율을 유지하여야 할
것이다.

무리하게 환율절하를 막을 경우에는 결국 외환보유고만 떨어뜨리고 환율
방어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중요한 점은 어떠한 처방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고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들에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개혁안과 이를 효과적으로 관철시킬 수 있는
지도력과 정치력이 필요한 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