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터디(유가증권 보관 관리업무)시장에서 외국계은행들이 약진하고 있다.

국내은행중에선 서울은행이 여전히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새로 커스터디시장 공략에 나섰던 은행들은 맥도 못추고 있다.

커스터디란 외국인 증권투자자를 대리해 은행이 (주식)투자등록과 매매결제
실물보관 배당금수령 등 유가증권을 보관 관리해주는 업무를 말한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외국인 직접투자자금의 은행별 유입
현황을 집계한 결과 국내은행에는 모두 29억6천3백만달러가 들어오는데 그친
반면 외국계 은행에는 67억8천7백만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점유비로 볼때 국내은행들은 작년말 37.5%에서 30.4%로 낮아졌다.

은행별로는 홍콩은행이 43억4천9백만달러를 기록, 가장 많았으며 점유비에서
도 작년말 29.3%에서 44.6%로 높아졌다.

다음으로는 <>서울은행 20억7천2백만달러(21.3%) <>시티은행 서울지점
(12억1천만달러, 12.4%) <>스탠더드차터드(9억8천만달러, 10.1%)순이었다.

외환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5억5백만달러, 2억7백만달러로 5.2%, 2.1%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장기신용은행은 1억7백만달러였으며 조흥은행은 2천9백만달러에 그쳤다.

최근 커스터디 시장에 뛰어든 기업 주택 상업은행 등은 극히 미미한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은행들의 커스터디실적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한보 기아사태 등으로
은행들의 대외이미지가 실추돼 외국인투자자들이 기피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홍콩은행 관계자는 "글로벌네트워크를 갖고있기 때문에 세계투자자들이
거래편의를 위해 홍콩은행을 선호하는 것같다"고 설명했다.

서울은행은 "커스터디업무를 처리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을때 외국계은행보다
국내은행들의 대처능력이 훨씬 뛰어나다"며 "시장에 대한 노하우도 상당히
축적돼있기 때문에 내년 12월로 예정된 국내 자본시장 완전개방에 대응해
영업력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