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고광철기자]

채권단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기아사태가 새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아자동차의
최대 주주인 미국 포드자동차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있다.

법정관리시 예상되는 대주주 지분소각이나 산업은행 대출금 출자전환과
같은 주요 사항들이 포드의 이해관계와 밀접히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포드자동차의 웨인 부커 부회장은 지난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과 가진 인터뷰에서 "기아는 현재 사실상 국유화 상태에 들어간 만큼 출자
유지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부커 부회장은 그러나 "스스로 주식을 매각할 의향은 없으며 한국정부가
어느정도 경영에 관여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취했다.

부커 부회장은 기아의 화의신청 직후 "포드는 경영상 책임이 없는 대주주
여서 피해를 받지 않는 방향으로 해결되길 희망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윤증현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에게 전달했었다.

이와관련,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통상마찰 가능성등을 감안
해 포드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할 것이며 포드도 정부와 기아 사이에서
중립적 입장을 취하며 자신의 손익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