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 한경서평위원회 선정
저자 :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
출판사 : CFE

경제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우리 사회에서 시장경제원리의 중요성이 점점
힘을 얻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땅에 시장경제원리를 뿌리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걸어온 길이나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 제각각의
해석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원리 역시 변형되기 이전의 본래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시장경제원리를 도입하기 원한다면 우선 시장경제
원리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 사회에 적용될 수
있는가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하이에크 교수가 60년에 펴낸 "자유헌정론"은 사회주의와 복지국가의
이상이 휘몰아치던 시절에 쓰여진 책이다.

20세기 인류 최고의 지성이라고 이름붙여도 결코 손색이 없는 하이에크
교수는 92년 영면하기까지 수많은 저서들을 남겼다.

이 가운데서도 "예종의 길" "치명적 자만", 그리고 "자유헌정론" 정도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이 저서가 과학적 저작이 아니며, 자신이 추구
하는 자유사회의 전체적인 모습과 그것이 어떻게 성취될 수 있는가를 설명
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자유사회가 어떻게 운용되며, 이들이 어떤 상황으로 퇴락하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제시한 총괄서라고 할수 있다.

이 책 속에서는 한국인이라면 우리들의 자화상을 확인할수 있을 것이다.

변질되어가는 법치, 거대해지는 정부조직, 더 많은 복지를 요구하는
소외된 계층들, 정치화의 길을 걷는 노동자들, 문제가 어렵고 앞이 보이지
않을수록 우리는 시대를 뛰어넘는 고전에서 방향과 해결책을 찾을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책이 해답을 제시해 줄 것이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에서는 진보와 번영의 토대인 개인적 자유의 의의와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조건을 설명하고 있다.

제2부에서는 서구세계가 개인적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발전시켜온
제도들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자유사회를 유지하는 법치국가가 어떤 경로로 변질되어 가는가에 대한
그의 분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제3부는 필자가 제시한 자유사회의 원칙들이 현실사회에서 어떻게
적용될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고통들, 거대정부 복지국가 연금문제 노동조합
재분배정책 농업문제 교육문제 등이 집중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하이에크는 저서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사상적으로 전향시킨 인물이다.

정부개입주의와 사회주의에 치우쳤던 사람들 가운데서 그의 책을 통해서
구원받은 사람들이 오늘날 자유사회의 유지를 위해서 세계 도처에서 활동
하고 있다.

영국의 대처 전 수상도 사상적으로 세례를 받았던 인물이다.

힘은 총구가 아니라 사상과 신념에서 나온다.

이런 점에서 필자는 차기 정부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오늘 우리의 문제를
고민하는 모든 한국인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공병호 < 자유기업센터 소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