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의 광둥성이 "국유기업의 사유화" 추진에 모범생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공산당 제15차 전국대표대회를 계기로 본격화된 중국 국유기업의
개혁정책에서 가장 성공적인 지방정부로 평가되고 있다.

광둥성 정부는 지난 93년 이래 지난달말까지 약 1천개사의 국유기업에
대한 지분 전부를 다른 기업들에 매각했다.

또 7백개사에 대해서는 지분의 일부를 매각했다.

광둥성은 이를 통해 올들어 역내 산업생산에서 국유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20%선으로 낮췄다.

국가 전체(40%)의 절반에 불과하다.

광둥성정부가 국유기업개혁작업을 다른 지방정부에 앞서 대담하게 시행해
온 결과다.

덕분에 중앙정부로부터 "국유기업개혁의 모범생"으로 칭찬받는다.

국유기업은 사유화과정을 거치면서 집체기업(말단 행정단위나 민간인들이
공유)이나 주식공유기업(주식을 개인에게 분배하나 정부가 경영권을 가짐)
으로 바뀌거나 아예 외자기업에 편입되고 있다.

광둥성이 사유화과정에서 채택한 다음 3가지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역내 주식시장에 상장=광둥성내에 있는 주요 전자산업지역인 산토우시
당국은 MD홀딩 등 3개 국유 전자업체를 선전에 최근 상장했다.

이로써 당국은 이들 기업의 소액주주로 전락했다.

당국은 상장전에 이들 기업의 주력제품을 선풍기의 팬 등 저부가가치
상품에서 에어컨 등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바꾸도록 개혁했다.

<>상장기업의 주식을 외국투자자에 매각=광둥성 지방정부는 지난해 국유
기업인 광둥성고속도로개발공사(GPEDC)의 보유주식 30%를 외국투자자들에게
분산 매각했다.

또 이 업체의 주식 18%를 말레이시아의 건설업체인 IJM에 팔았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고속도로 건설사업 등에 전용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자금조달 방식을 높게 평가했다.

<>역외 주식시장에 상장=광둥성 정부는 지난 3월 광동국제신탁투자공사
(GITIC)의 자회사인 지틱엔터프라이즈를 홍콩증시에 상장했다.

중앙정부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벌인 파격적인 일이었다.

당시 중앙정부의 규제당국이 홍콩증시측에 상장보류를 요청했지만 묵살됐다.

지방정부 관계자는 이 조치가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광둥성이 이처럼 활기있게 사유화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이 지역 국유
기업들의 부채가 다른 지방보다 적기 때문이다.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순자산 가치는 2천6백30억위앤(원.95년말기준)으로
전국 최대규모다.

루이화 광둥성 성장은 "금년말까지 1만8천개의 국유기업중 절반을 개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유기업의 사유화를 통해 오는 2000년께 경쟁력있는 대규모기업집단
1백개를 세운다는게 목표다.

그가 그동안 보여준 탁월한 능력을 고려하면 목표달성에 문제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 유재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