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매체 다채널 시대를 맞아 국민의 채널선택 폭이 넓어졌지만 공영방송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제34차 아시아태평양 방송연맹(ABU)총회 참석차 내한한 일본방송협회(NHK)
에비사와 가쓰지(63) 회장은 "공영방송은 어느 시대에나 반드시 존재해야
하며 다채널환경이 공영방송의 사명감과 필요성을 오히려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에비사와 회장은 일본 지상파의 디지털방송화 계획에 대해 "시험방송은
2000년께 시작할 수 있겠지만 본격 실시는 어려울 것같다"며 "위성방송(BS)의
디지털사업화 결과가 지상파방송의 디지털화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지상파 디지털방송에 NHK는 3천억엔, 민간방송은 1조엔 정도가 소요되고,
자본외에 방송소프트 측면에서도 굉장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일본의 경제사정이 지금처럼 계속 어려우면 지상파의 디지털 방송
개시는 2000년을 넘길 것같다"고 말했다.

에비사와 회장은 NHK의 경우 광고없이 국민의 수신료에 의존하고 있지만
수신료를 동결하고 대신 내부 개혁을 통해 경비절감을 이루겠다고 얘기했다.

신입사원을 적게 채용, 1천명이상의 직원감축을 통한 경영합리화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에비사와 회장은 KBS, 중국의 CCTV와 뉴스 방송제작 사업 등에 관한
협의를 활발히 진행중이며, 98년 4월부터는 NHK국제방송이 아.태 지역대상의
뉴스프로그램으로 CNN, BBC 등의 뉴스와 본격경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에비사와 회장은 와세다대학 제1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하고 NHK보도국
정치부장, 보도국장을 역임한 기자출신의 방송인으로 지난 7월말 회장에
취임했다.

<양준영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