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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견시인 이시영씨 새 시집 '조용한 푸른하늘'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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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이처럼 단순한 기록을 남긴 왕도 있다. /혜왕의 이름은
    이이며 명왕의 둘째아들이다. 창왕이 세상을 떠나자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다. /2년 (599년)에 왕이 세상을 떠났다. 시호를 혜라고 했다.
    /말하자면 왕이 된 그 즉시 세상을 떠났으므로 아무런 치적도 패악도 남길
    새 없었다. /깨끗하다. 백제 제28대 왕." ("사기에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어지러운 정국에 대선후보들이나 유권자들이
    마음에 새겨 둘만한 구절이다.

    맑은 서정과 직관의 세계를 간결하게 노래해온 중견시인 이시영(48)씨가
    새 시집 "조용한 푸른하늘" (솔)을 내놓았다.

    지난해 "사이"이후 발표한 70편이 담겼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말수를 더욱 줄였지만, 행간에 담긴 의미는 더
    깊어졌다.

    "찬 여울목을 은빛 피라미떼 새끼들이 분주히 거슬러오르고 있다.
    /자세히 보니 등에 아픈 반점들이/찍혀 있다. /겨울처럼 짙푸른 오후"
    ("생").

    "화창한 가을날/벌판 끝에 밝고 환한 나무가 한 그루/우뚝 솟아 있다/
    모든 새들이 그곳에서 난다"("자존")

    압축된 시어로 자연과 인간의 상처를 나직하게 들려주는 그가 "우주의
    어떤 빛이 창 앞에 충만하니/뜨락의 시린 귀뚜리들 흙빛에 몸을 대고 기뻐
    날뛰겠다"("가을")고 노래한 것은 "그래도 희망은 언제나 우리편"이기
    때문이다.

    캄캄한 땅속에서 배벌레처럼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고 "나는 죽음이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을 싱그러운 활력으로 넘치게 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지하철 정거장에서")고 말한 것도 마찬가지.

    그러나 그에게도 지난 시절은 눈물겨웠던 듯하다.

    "사선대 과수원을 스쳐 지나다가/한때는 저 다리를 울며 지났다는
    사실을 알았다/그때는 그랬었다" ("노을")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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