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텔과 휴렛팩커드는 16일 양사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의 세부 문제를 마무리하기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두 회사가 3년여동안 공들여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머시드(Merced)"로 명명될 예정인데 실제 생산은 99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머시드는 인텔이 10여년만에 처음으로 칩의 아키텍처(얼개)를 완전히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 처리 방식도 기존의 칩과는 달라, 현재 인텔의
주력제품인 32비트급 펜티엄II 칩보다도 성능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관계자들은 머시드 개발의 목표는 윈도와 유닉스 운영체제하에서
기존 컴퓨터와 완벽히 호환될 수 있는 64비트 칩이라고 밝히고 있다.

휴렛팩커드사 시스템 디자인실의 제리 허크 프로젝트 팀장은 "새로운
아키텍처는 궁극적으로 새로운 레벨의 성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장담
했다.

한 업계 전문가는 다음 세기까지는 머시드가 인텔의 영업수익에 그다지
영항을 미치지 않을 것이지만 인텔이 설계기술에서 큰 진보를 이룬 것이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논평했다.

그는 "요즘 호평을 받고 있는 펜티엄II는 사실상 8088칩의 개선판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머시드야말로 진정으로 현대적인 아키텍처"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머시드는 인텔에 중요한 기술적, 전략적 진일보를 의미한다면서
이 회사가 개인용 컴퓨터에서 벗어나 중대형 서버 컴퓨터와 기업용
워크스테이션쪽으로 활동분야를 넓힐 수 있는 호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