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여성인력 채용을 기피하는 이유로 무엇보다 회사에 대한 몰입도가
낮은 점을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정무장관실이 14일 현대리서치연구소와 한국여성개발원에
의뢰, 국내 1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여성인력 활용 현황과
정책과제"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밝혀졌다.

이 조사에서 여성 채용 기피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28.0%가 회사에
대한 몰입도가 낮은 점을 지적했다.

다음으로 <>쉽게 그만둠(14.0%) <>야근이나 출장에 제한받음(13.5%)
<>조직 적응력이 약함(13.5%) <>할 수 없는 분야 있음(11.0%) 순이었다.

쉬는날이 남자보다 많기 때문이라거나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라는 응답은
각각 7.5%와 7.0%에 그쳤다.

여성개발원은 이에 대해 여성 고용 기피는 근본적으로 산전.후휴가나
육아휴가와 같은 모성보호비용 부담 때문이 아니라 여성인력의 매력 부족
때문으로 풀이했다.

1백대 기업의 최근 1년간 여성채용비율은 평균 26.4%였다.

특히 도소매업(37.2%)과 금융업(38.5%)에서는 비교적 높게 나타난 반면
비금속제조업(17.4%)과 금속제조업(17.7%)에서는 평균을 밑돌았다.

모집이나 채용과정에서 여성을 차별하는 기업은 30.5%에 달했다.

10개 기업중 3개꼴로 응모자격 또는 채용분야를 제한함으로써 여성을
기피하고 있는 셈이다.

퇴직 여사원이 재입사를 희망할 경우 우선적으로 재고용한다는 응답은
39.0%에 그쳤다.

특히 전기 운수 건설업과 금융서비스의 경우 우선적으로 입사시킬 수
없다는 응답이 각각 77.8%와 66.7%에 달했다.

승진 조건에 있어서는 남녀간 차이가 없다는 응답이 대부분(97.0%)이었다.

그러나 승진 속도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느리다고 답한 기업이 45.3%에
이르렀다.

여성간부를 육성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있다"는 응답(51사)
과 "없다"는 응답(49사)이 비슷했다.

여성간부를 육성코자 하는 이유는 "능력있는 여성을 활용하기 위해"라는
응답이 94.1%를 차지했다.

한편 조사결과를 분석한 여성개발원 김태홍 연구위원은 여성인력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정책과제로 <>여성고용정보 전산화 <>공무원 및 공공부문 여성
채용 확대 <>산전.후휴가 사회보험화 <>공공보육시설 증설 <>보육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 인상 등을 제안했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