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직원들이 한달에 차 한대씩 팔자"

자구노력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몸부림이다.

박제혁 기아자동차 사장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 강당에서 대리급
이하 사원 4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조회에서 "이달부터 노조를 포함한
모든 종업원들이 1인당 매달 차 한대씩을 파는 강력한 판매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박사장은 또 "지난달 생산달성률이 70%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외주부품
공급차질로 인한 생산차질 시간이 1만분을 넘어섰다"며 "협력업체 지원
강화를 위해서라도 직원들이 판매활동에 주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사장은 또 "기아자동차만 해도 벌써 2천여명이 회사를 떠났다"며
"더이상 급격한 인력유출을 방치해서는 안되며 이를 위해 그동안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월급날짜를 반드시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회는 기아자동차 창사이후 대리급 이하 사원만이 참석한
첫 조회로서 경영진의 최대 생산, 최대 판매 방침을 전달하는 한편 최근
임금 손실과 기아 관련 악성루머로 사기가 떨어진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기아자동차의 해외최대주주인 미국 포드사의 제휴선담당임원인
리처드 앨런 패트릭이사는 변호사와 함께 김선홍 회장과 박사장을 차례로
예방, "기아가 화의를 신청한 입장을 잘 이해하며 기아와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기아관계자는 "대표단이 기아에 대한 포드의 지분과 권익 보호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 고광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