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본및 홍콩 등 4개국의 통신회사들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일방적인 국제전화 요율 인하 결정에 항의해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고 필리핀
을 방문중인 FCC 관리가 2일 밝혔다.

필리핀과 통신협상을 하기 위해 마닐라에 온 트로이 태너 FCC 정책시설부장
은 영국의 케이블앤와이어리스, 홍콩텔레콤, 일본의 KDD및 가이아나텔레콤
등 4개사가 지난달 29일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이들 4개사의 집단 소송 제기에 맞춰 같은날 FCC의 국제전화 요율
인하 결정에 대한 재고를 요구하는 청원을 냈다고 태너 부장은 전했다.

이에 앞서 조세피나 리샤우코 필리핀 교통통신차관은 "지난 6월 취해진
FCC의 국제전화 요율 인하 결정은 개발도상국은 물론 선진국들로부터도
제소를 당해 마땅한 것"이라며 "우리는 집단 소송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마찰을 빚고 있는 국제전화 요율은 국제 통화시 통화국간 전화회사들이
서로 얼마만큼의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으로 필리핀은 FCC의
일방적인 요율 인하 결정이 국제전화사업에서 올린 수익으로 농촌의 전화망
을 확장해야 하는 자국 전화회사들엔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반발해
왔다.

리샤우코 차관은 "그같은 결정은 국내법 및 국제법에 위배되는 것이며
FCC가 외국에 대한 지배권까지 갖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필리핀은 오는 10일 이 문제에 대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