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국민적 관심사라지만....

방송사간 스포츠 중계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사가 중계한 경기결과를
뉴스시간에까지 지나치게 확대보도,뉴스로서의 균형감각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는 1일 내놓은 자료에서 MBC TV의
"뉴스데스크"가 방송시간의 대부분을 월드컵 아시아예선 한일전 보도에
할애, "스포츠뉴스"화했다고 지적했다.

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 한일전이 열린 지난달 28일 MBC 간판뉴스인
"뉴스데스크"가 톱뉴스 "일본을 깼다"를 시작으로 "4분전 기적의 역전"
"3박자가 맞았다" "응원전도 압도" "우리가 해냈습니다" "일본열도 침몰"
등 총 10꼭지의 축구관련 뉴스를 20분동안이나 내보냈다는 것.

시민운동본부는 "뉴스의 전체 방송시간이 31분이고 건수가 18꼭지였는데
이중 20분,10꼭지를 축구기사로 채운 것은 시청률만을 노린 선정적 보도"
라고 지적했다.

시민운동본부는 또 "아무리 일요일 저녁뉴스라고 해도 기아문제 등
중요한 사회현안을 제쳐두고 보도한 것은 문제"라고 비난했다.

MBC는 다음날인 29일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특별편성을 단행해 예선전
중계3방, 귀국환영식 생중계등 월드컵소식을 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뉴스데스크"에 또다시 "태극용사 선수단 개선" 등 축구관련 기사를
6꼭지나 내보냈다.

스포츠소식을 확대보도해 지적을 받은 것은 KBS도 마찬가지.

KBS "9시뉴스"는 지난달 24일 박찬호 선수의 14승 소식을 톱뉴스로
시작, 4꼭지나 보도했다.

한 방송관계자는 이에 대해 "온국민이 기뻐할만한 소식을 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경기소식 하나에 며칠씩 뉴스시간 대부분을 할애한 것은
시청자에 대한 서비스원칙을 저버린 행위"라고 평했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