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세계 3위의 제철사인 독일의 티센철강회사와 국내에 합작제철
회사의 설립을 본격 추진중이다.

합작제철회사의 설립방법은 현대가 자금을,티센이 기술을 제공하는 형태다.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30일 "에커하르트 슐츠 티센제철 회장이 최근
티센제철소를 방문한 정몽구회장에게 현대가 자금을 대고 티센이 기술을
제공하는 형태의 합작사업을 제의해 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회장은 슐츠회장의 제의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답했으며 정회장의 귀국직후 인천제철 신규사업팀을 중심으로한 실무진들이
합작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슐츠회장은 포철은 국영이어서 협조관계를 생각해 보지
않았으나 현대와의 협력에는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며 "현대와의 협력에서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싶은 것이 합작투자 형태의 협조관계"라며 합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티센이 현대와의 합작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 시장이 매년 5% 이상의 탄탄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티센은 특히 동남아시장 공략의 파트너로 기존업체보다는 자신들과 같은
방식의 고로를 신설하려는 현대그룹을 최우선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슐츠회장은 현대의 한보 인수불가 방침과 관련, "지금까지 검증된
제철방식은 고로방식의 종합제철소가 최적"이라며 "고로방식의 일관제철소에
대한 기술용역 계약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센제철소는 전세계 3백40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티센그룹의 주력사로
1천만t의 조강능력을 갖고 있다.

<김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