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도기 생산업체로 잘 알려진 TOTO사의 연구소는 유리나 타일 등이
더러워지지 않게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오염을 방지하거나 세균을 죽일 수 있는 산화티탄을 코팅한 세균타일의
연구였다.

그런데 아무리 실험을 거듭해도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곤 했다.

광촉매의 항균타일은 빛을 비출수록 각도가 좁아졌다.

발수성을 높이는 연구에서 오히려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상하다.

그렇다면 물을 스며들게 하는 연구로 바꾸어보자"며 발상을 1백80도
전환시켰다.

이렇게 해서 개발한 초친수성기술로 70건의 특허를 등록할 수 있었다.

이 기술개발로 빌딩 외벽의 위험한 청소작업을 없앨 수 있게 되었다.

또한 3M에서 개발한 포스트 잇(post it)도 잘붙는 접착기술을 개발하다
오히려 잘 떨어지는 현상을 발견하고 상품화한 것이다.

얼마전 우리나라에 왔던 37세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베드노즈 박사는
어릴땐 의대진학이 꿈이었지만 점수가 모자라 물리학을 택했다고 한다.

다만 형과 함께 자전거를 뜯고 자동차를 수리하며 과학에 대한 다양한
관심과 호기심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베드노즈 박사는 연구가 벽에 부딪치면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 맥주를
마시거나 정원을 가꾸는 일로 여유를 되찾는다고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소개했다.

이처럼 일이 제대로 안풀릴 때는 반대나 거꾸로 해보아라.

최근에는 옷의 상표가 안쪽에 있던 것을 겉으로 내놓은 옷이 유행하고
있다.

메이커 입장에서 보면 살아 움직이는 광고 매체를 개발한 격이 되었고
옷을 입는 입장에서는 은근히 고급 옷을 입었다는 자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자랑하고 싶어하는 여성의 심리를 이용한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 아닐 수
없다.

또한 1일 고객사장제, 거꾸로 가는 자전거 등도 이를 응용한 것이다.

긍정에서 부정으로, 위에서 아래로, 만드는 것에서 없애는 것으로 등
반대적인 발상을 시도하면 안보이던 것이 보인다.

< 창조성 개발학회 이사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