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사례가 병원별 분만건수 가운데 최고 74%까지 차지해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29일 한국의료QA (quality assurance) 학회는 최근 서울중앙병원과
서울대병원 등대형병원 37개를 대상으로 "의료기관의 질적 향상
연구사업"을 위해 조사한 제왕절개율을 밝혔다.

조사결과 한 병원은 3개월간 분만사례 87건 가운데 64건이 제왕절개를
통한 분만으로 무려 73.6%를 차지했다.

대형병원 37곳 가운데 제왕절개율이 50%이상으로 자연분만보다 많은 곳이
3곳이나 됐다.

병원별 분만건수는 37건에서 1천7백35건으로 다양한 가운데 제왕절개율이
가장 낮은 병원도 18.9%로 나타났다.

전체 병원의 평균 제왕절개율은 38.5%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및 유럽의 7~12%보다 4~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제왕절개술을 시행한 이유중 전체의 37.7%가 이전의 제왕절개술 때문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제왕절개술후에도 자연분만이 증가하는
양상과 대조돼 우리나라도 의사와 환자의 인식을 바꿔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번 조사대상에는 강북삼성병원, 경희의료원, 순천향병원, 원자력병원,
백병원, 중대용산병원, 한강성심병원, 한양대병원 등 대형병원이 거의
망라됐다.

의료QA학회 관계자는 "제왕절개율은 환자의 사망률과 함께 병원 서비스
평가의 주요 지표"라면서 "필요이상의 제왕절개술은 산후 합병증과 높은
의료비 부담을 초래해 결국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의료보험 재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 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