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측이 막파 타협안을 내놓는 등 한-미간 자동차협상이 타결쪽으로
급반전되고 있다.

한국측은 미국이 협상 막바지에 새로운 타협안을 제시하고 일정을 연장하는
등 협상에 대한 미련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미국 협상대표단은 3차 실무협사의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새 협상안
을 제시하고 협상을 계속할 것을 요구해 왔다.

미국의 새 제안은 한 미 협상의 최대 이슈인 관세인하와 세제개편을 당장
이행하지 않더라도 향후 일정(스케줄)이라도 내놓으라는 것이다.

이와함께 이 스케줄에 따라 한미 자동차협상을 정기화하자는 것도 새 요구
조건에 포함돼 있다.

이는 우리측이 그동안 "정부교대기가 임박한 상황에서 민감한 자동차세제와
관세를 개편할 형편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해 온데 대한 대응인 셈이다.

"현 정부 아래서 어렵다면 차기 정부에서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달라"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그동안 미국측이 당장 세제인하와 관세개편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해온 것에
비춰 한발짝 물러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실무대표단이 차기 정부의 이행스케줄을 언급할 처지가 아니다.

더욱이 임창렬 통산부 장관이 세제에 관한한 일절 양보 못한다는 방침을
공식화 한 이상 미국측의 새 제안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측의 방침
이다.

통산부 고위관계자는 "다만 자동차협상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데는 동의
한다"고 말했다.

우리측은 이와함께 미국산 자동차의 안전도가 미국과 유럽연합의 기준에
맞을 경우 수입차에 대한 별도 검사없이 그대로 인정해 주겠다는 새 양보안
을 내놓았다.

또 내년부터는 1천대미만의 수입물량에 대해서는 안전체크를 생략하고
99년부터 1천5백대미만으로 기준을 완화해 주기로 약속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내주부터 시작되는 수퍼301조 발동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미국관계부처 협의에서 어떤 결론이 나오냐는 것이다.

미국이 개방의 핵심으로 지목한 세제와 관세개편에 대한 우리측의 아무런
언질없이 슈퍼 301조를 거두어 들일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미국측이 수퍼301조에 대한 최종시한(오는 30일)을 앞두고 내부협의와
한국과의 협상을 병행키로 전략을 바꾼것 자체가 기대를 걸게 하는 대목이다.

통산부 관계자는 "미국의 협상대표단은 일단 ''이번 기회에 이만하면 됐다''
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슈퍼301조를 피해갈수 있는 조짐이 보인다"
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내부의 강경론이다.

미국의 강경분위기는 오하이오 등 미국 자동차산업의 본거지 출신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산업계중에서 로비력이 막강하기로 소문난 빅3(포드
크라이슬러 GM)가 "이번 기회에 한국의 관세와 세제를 드시 고쳐야 한다"고
벼르고 있어 낙관은 금물이다.

마직막 한가지 변수는 미국이 수퍼301조 발동에 대한 한국뿐 아니라
국제적인 비판여론을 의식한 나머지 이 대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한국으로선 시간여유를 갖고 협상을 계속할 수 있어 한숨
돌릴수 있게 된다.

<이동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