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주어진 소명이라 생각하고 일했습니다"

여성단체협의회 선정 제33회 용신봉사상을 수상한 조수옥(83) 인애원
원장은 하느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자세로 살아왔을 뿐이라고 밝혔다.

조원장은 평생을 사회봉사로 일관한데다 83세의 고령인 현재까지
고아보호시설, 사회복지관, 노인무료진료소등을 운영하며 사회의 그늘진
부분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길에 버려진 아이들을 모른척 할수 없었습니다.

나쁜길로 빠지지 않을까 걱정되고 내 자녀라면 어떻게 했을까 싶었어요"

경남 하동이 고향인 그는 진주 성경학원을 졸업하고 전도사가 됐다.

1940년 평양 일본신사참배 반대운동으로 투옥됐다가 광복되면서 풀려난
뒤 마산에서 고아보호시설인 인애원을 설립했다.

쪼들리는 살림에도 불구하고 구호물자를 얻거나, 장사, 농사등 닥치는대로
돈을 벌어 아이들을 보살폈다.

이후 영세 맞벌이부부를 위한 인애어린이집, 경남종합복지관등을 세우며
평생 "내몸을 남과 같이"란 자세로 살아왔다.

"아이들에게 배만 채우려면 여기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은 배워서 남에게 베풀어야 한다고 가르쳤죠"

지금까지 인애원을 거쳐간 인원은 1천6백명이 넘는다.

정부요직을 포함, 각계각층에서 일하는 이들은 지금도 인애원을
고향집으로 여기고 찾아온다.

"나이가 많으니 이제 그만 쉬라는 분들도 많아요.

하지만 힘닿는 데까지 계속 일할 생각입니다"

시상식은 30일 오전10시 서울정동 이화여고내 류관순기념관에서 열릴
제34회 전국여성대회에서 이뤄진다.

<박성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