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의 성처럼 느껴지던 시청률 1위의 주인이 바뀌었다.

KBS1TV "TV는 사랑을 싣고"가 40.8%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8주째
선두자리를 지켜온 일일극 "정때문에" (34.2%)를 2위로 끌어내린 것.

1위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하며 호시탐탐 선두를 노리던 "TV..."는
차인표와 그의 미국시절 친구인 터키인의 감격적인 만남을 주선했는데
차인표의 인기를 입증이라도 하듯 대망의 1위를 차지했다.

"정때문에"는 지지부진한 스토리 전개와 MBC 일일극 "방울이"의 가세로
시청률이 하락, 1위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주 역시 KBS의 강세는 계속됐다.

주말극 "파랑새는 있다"가 32%의 시청률로 다시 3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1TV 5개, 2TV 3개 등 8개의 프로그램을 10위권에 진입시켰다.

"용의 눈물"이 5위, "9시뉴스"와 "스포츠뉴스"가 각각 7,9위를 기록하며
드라마 교양 뉴스 등 전 장르에 걸쳐 순위를 독식한데 이어 추석 특선영화
"쥬라기공원"과 한국영화 "개같은 날의 오후"까지 순위에 올렸다.

추석 특선영화중 KBS2TV로 방영된 "쥬라기공원"만 8위에 오른 것은
워낙 화제작인데다 TV로 처음 방영됐기 때문.

반면 MBC는 일요아침드라마 "짝"이 4위를 유지했고 "오늘은 좋은날"과
축구 중계방송이 공동 10위를 기록, 간신히 체면을 지켰다.

한편 SBS는 지난주에도 10위권 프로그램을 내놓지 못했다.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