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세 한국학과 새내기부터 아이유 팬 할아버지까지…. 한국 ‘찐팬(진짜 팬)’ 외국인 49명이 한국관광공사 초청으로 지난 20일 방한(사진)했다.관광공사가 185개국, 7만7000여 명의 지원자 중 선정한 만큼 특별한 스토리가 많다. 몽골에서 온 오논 남수렌(37)은 11년 전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아버지가 심장병 치료를 받은 후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전에는 수술 때문에 관광을 못 해서 아쉬웠다”며 “포장마차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20년 전 수학여행으로 한국을 다녀간 대만의 한 여고 동기생 10명도 다시 한국 방문의 행운을 잡았다.K팝과 K드라마 매력에 빠져 한국 팬이 된 외국인도 다수였다. 한국 드라마와 가수 아이유를 향한 팬심으로 화제가 된 미국인 제브 라텟(76)도 초청됐다. 그는 “시차를 느낄 새도 없을 만큼 신난다”며 “저녁에 소주와 매운 음식을 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에서 온 쿠넷 판 덴 베르그(63)는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보고 매료돼 오는 9월 네덜란드 명문 레이던대 한국학과에 입학할 예정이다.이들은 이날 서울 삼청각에서 환영 행사를 마친 후 5개 조로 나눠 오는 24일까지 서울 부산 전주를 관광한다.라현진 기자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예술은 거북하다. 한눈에 봐도 보기 좋은 아름다움보다 선전·선동을 위한 자극적인 표현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미술을 통해 사회에 대해 발언한다’는 민중미술이 아이러니하게도 시민의 곁에서 멀어지게 되는 이유다.최근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열린 ‘2024 아워세트: 성능경×이랑’ 전시는 조금 다르다. 저항의 뜻을 담았다고 하는데 무겁지 않게 흥미를 자극한다. 1944년생 한국 1세대 전위예술가 성능경과 1986년생 청년 싱어송라이터 이랑은 말한다. “삶이 어려워도, 예술은 쉬워야죠.”각각 시각예술과 대중음악에서 활동하는 두 예술가는 42년의 나이 차이를 넘어서 사진과 설치, 영상, 사운드, 앨범 등 33점을 한 공간에 배치했다. 수원시립미술관의 ‘아워세트’ 기획전은 서로 다른 매체를 다루는 창작자 둘을 연결하는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의 브랜드 전시다. 성능경의 설치작품을 배경으로 이랑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뮤직비디오가 상영된다. 세대 갈등과 남북한 관계, 언론 통제 등 사회 이슈를 각자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이들의 작품은 ‘따로 또 같이’ 호흡한다.두 작가가 다루는 주제는 직관적이다. 실험미술과 독립 음악이라는 낯선 장르에도 불구하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만든 성능경의 ‘백두산’은 이랑의 뮤직비디오 ‘임진강’과 함께 전시됐다. 통일을 상상하며 만든 성능경의 ‘대동여지도’와 이랑의 ‘어떤 이름을 가졌던 사람의 하루를 상상해본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이들을 하나로 묶는 키워드는 ‘저항’이다. 전시장 입구에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다음달 6일 개막하는 연극 ‘햄릿’에는 24명의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배우 전무송, 이호재, 박정자, 손숙 등 연극계 노장이 대거 참여한다. 출연진의 배우 경력을 모두 더하면 900년에 이른다.10년 넘게 무대를 밟은 햄릿 역할의 강필석, 이승주가 이번 작품에서는 아기가 된 기분이라고 하는 이유다. 햄릿의 무거운 왕관을 받아 든 두 주인공을 20일 만났다. 강필석은 2년 전 같은 공연에서, 이승주는 이번에 처음 햄릿에 도전했다.이승주는 두려움 속에 캐스팅 제의를 수락했다고 했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대가로 불리는 로런스 올리비에 감독의 1948년 개봉작 ‘햄릿’을 보고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며 “대선배들 앞에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됐지만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역을 받았다”고 했다. 강필석은 2년 전 공연을 떠올리며 부담감을 전했다.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시작했는데 미친 도전이었다는 느낌이 들었죠. 선배들 앞에서 처음 독백 장면을 연습했는데 5분짜리 대사를 하는 시간이 사흘 같았죠.”개막을 3주 앞둔 두 배우는 각자 자신만의 햄릿을 찾아가는 중이었다.강필석은 “햄릿은 독백이 많은 역할이라 그 어떤 작품보다 배우의 개성이 잘 드러난다”며 2년 전 자신이 연기했던 햄릿과도 달라질 예정이라고 했다. “2년 전에 햄릿은 어떤 개인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웅변하듯이 대사를 하라는 지도를 받았어요. 개인의 얘기가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의 이야기를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해요.”이승주도 “각자에게 맞는 감정과 동작이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지도를 받고 있다”며 “사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