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니 (SONY) TV를 불법 수입한 업자와 이들로부터 뇌물과 향응을
제공받고 불법행위를 묵인한 공무원, 브로커 등 20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11일 수입이 금지된 120V형 미국 내수용 소니TV
3만3천여대 (2백10억원 상당)를 불법 수입한 태우 아이멕스 대표 김화연
(42)씨, 쏘닉스코리아 대표 오진근(35)씨 등 9개 수입업체 대표 및 직원
9명을 사문서 위조 및 관세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소니 TV 불법수입을 위해 형식승인서 9매를 위조, 수입업체인
쏘닉스코리아 등에게 제공한 브로커 박용성(44)씨를 공문서위조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박씨의 비위 사실을 알고도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당국에
고발하지 않은 중소기업청산하 국립기술품질원 소속 공무원 육동인(44),
박영환(45), 이재영(34)씨를 직무유기 및 뇌물수수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경찰은 또 구속된 브로커 박씨에게 제1종 전기용품제조업 등록을
허가해주면서 박씨로부터 70만원을 받은 서울시청 공무원 정경수(38)씨 등
공무원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국립기술품질원 직인을
위조해준 인장업자 김상철(57)씨를 인장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태우 아이멕스 대표 김씨 등은 수입이 금지돼 있는
미국 내수용 120V형 소니 TV를 미국에서 구입, 수입이 가능한 220V형으로
개조한 뒤 TV 박스등에 기재된 제조번호 등을 삭제, 위조한 소니 라벨을
붙이는 수법으로 지난 96년 1월부터 지난 8월말까지 모두 3만3천여대를
불법 수입, 국내에서 유통시키면서 대당 10~2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