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은 특융을 받지 않을 것이다"

신복영 서울은행장은 요즘 부점장회의 때마다 이를 강조한다.

지난 2일 열린 부산.경남지역 업적독려회의에서도 신행장은 "은행이 비상
시국이므로 특융에 의존하지 말고 모두 위기의식을 갖고 철저한 자구노력을
기울이자"고 힘주어 말했다.

또 "서울은행이 안고 있는 부실대출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실탄이 없으면 몸으로 뛰어 다른 은행보다 2배이상 노력해야 한다"며 자금
부족의 극복을 호소했다.

제일은행이 특융을 받기 위해 임원사표및 감원에 대한 노조동의서 등을
제출하려는 것과 대조적이다.

신행장이 특융을 단호히 거부하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고 서울은행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특융을 받을 경우 강도높은 자구를 제출해야 하는데 추가자구계획을 마련
하기가 여의치 않고, 자구에 관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일일이 지도를 받는 등
번거로움이 생길수 있어서다.

또 어차피 대규모의 적자가 예상되는 바에야 적자규모를 의식하지 않고
과감히 체질 개선에나 신경쓰자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특히 당국이 특융을 댓가로 제일은행에 요구하는 자구수준이 마치 은행
강제합병의 전단계로 비춰지고 있는 것도 부담스런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점에서 서울은행 직원뿐만 아니라 대부분 금융인들도 "요즘 한은특융은
올가미가 되어 돌아올수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서울은행의 홀로서기가 성공할수 있을지 눈여겨 봐야할 것같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