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중간정산제에 대한 샐러리맨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올해부터 퇴직금을 중간정산해 탈 경우 세제상의 불이익이 없어졌는데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회사가 파산할 경우 종업원의 퇴직금을 다른 채권보다
우선해 갚도록 한 근로기준법 조항은 사실상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때문
이다.

예전과는 달리 회사가 부도나 자산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퇴직금 전액을
받기가 힘들어지게 된 것이다.

특히 요즘은 대기업도 퍽퍽 쓰러지는 경기불황기다.

퇴직금을 다만 얼마라도 당장에 챙길수 있는 퇴직금 중간정산제를 선호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으며 이를 도입하는 회사도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따라 직장인으로서 쉽사리 손에 넣기 어려운 목돈(중간정산 퇴직금)을
어떻게 굴리는게 효율적인가가 재테크 방법의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에 근무하는 김달수 부장(42.가명)은 최근 회사측이 실시한
퇴직금 중간정산제로 2억원을 받았다.

일시에 목돈이 생긴 김부장은 부동산이나 부업을 차릴까 생각도 해봤지만
관련정보수집 등이 여의치 않아 금융상품에 투자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김부장은 퇴직금 중간 정산으로 받은 돈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투자했다.

금융투자의 기본인 분산투자(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따른 것이다.

금융상품에 오래 투자하면 수익은 높지만 중도에 찾을때 수수료 등을 내야돼
유동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장기금융상품과 수시로 찾을수 있는 고수익 단기금융상품을 적절히
배합하는게 좋다는 조언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는 이원칙에 따라 2억원을 3분의 1씩 쪼개 수익증권 기업어음(CP) CMA
(어음관리계좌)에 각각 투자했다.

단기 중기 장기상품에 고루 투자한 셈이다.

<> 수익증권 =증권사 투신사 종합금융사 등에 가면 살수 있다.

김부장은 1년만기 수익증권을 샀는데 수익률이 연12.82%로 요즘 고금리를
준다고 선전하는 각종 단기상품의 수익률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금액제한도 없으며 무엇보다 원리금이 보장된다는 안정성이 돋보이는 상품
이다.

다만 만기전에 돈을 찾을 때는 중도환매 수수료가 붙기 때문에 오랜기간
쓰지 않을 돈의 액수를 정확하게 산정, 수익증권에 투자하는게 좋다.

<> CP =지난 7월초 4단계 금리자유화로 만기제한이 1년한도내에서 없어졌
으나 만기 91일짜리가 통상적으로 종금사와 증권사에 가면 살수 있다.

금액제한의 경우 역시 4단계 금리자유화로 폐지됐으나 종금사 마다 최저
금액제한을 예전처럼 1천만원 이상으로 하는 곳도 있고 5백만원으로 낮춘 곳
등 다양하다.

증권사에서 파는 CP의 경우 최저금액제한이 5억원이상으로 웬만한 목돈
아니면 개인이 투자하기에는 버거운게 사실이다.

요즘 기업들의 잇단 부도로 CP 매입을 꺼리는 분위기가 일부 있으나 개인이
사는 CP는 금융기관에서 모두 보장해주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 CMA.MMDA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 =하루만 맡겨도 높은 이자를
받고 찾을수 있는 단기금융상품으로 CMA는 종금사, MMDA는 은행권에서 각각
판매하고 있다.

최근의 금리인상 경쟁으로 CMA는 1백만원 이상만 첫 계좌 개설시 입금하면
하루 연11.5%(나라종금)를 주는 곳까지 생겼다.

MMDA는 CMA보다 다소 금리는 낮지만 은행에서 판매하기 때문에 전기료 등
공과금 자동이체 등 각종 편의성이 제공되는 이점이 있다.

특히 금액별 금리차등화가 심해 금액별 은행들의 금리표를 비교해 투자
상품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 오광진 기자 >

# 도움 : 김시환 < 동양종금 부장 >

02-3708-0401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