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둑이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각종 세계기전 우승을 석권하고 있는 한국바둑이 최근
"욱일승천"하고 있는 중국의 거센 반격에 밀리면서 "세계최강"자리를 내놓게
될 위태로운 지경에 처하게 된것.

26일 중국 상해의 허핑호텔에서 개막된 제4기 롯데배 한.중 바둑대항전
1차전에서 한국팀은 이창호 유창혁9단만 승리를 거뒀을뿐 믿었던 조훈현9단
등이 무너지면서 중간전적 2승5패로 저조, 3년연속 차지했던 우승컵을
중국팀에 내주게 될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총7명이 출전한이날 대국에서 한국팀은 유창혁9단이 대국종반 대마를
잡으면서 일찌감치 대역전승을 이끌어내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홍종현8단 목진석3단 최규병8단 등이 뤄시허8단 마샤오춘9단
창하오9단에게 잇따라 불계패를 당하면서 불길한 조짐을 보였다.

이어 조훈현9단이 녜웨이핑9단에게 패하더니 저우허양9단을 맞아 선전하고
있던 정수현9단 마저 아쉽게 반집패를 당해 한국팀은 초상집 분위기로
반전됐다.

그러나 마지막보루인 이창호9단이 중국의 떠오르는 신예 왕레이 6단에게
3집반승을 거둬, 한국팀은 2승을 올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2차전은 2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 상하이=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