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트화위기로 바쁜 여름을 보낸 국제금융.외환관계자들이 이번에는 "태국
군부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란 쿠데타설로 인해 초긴장상태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세계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은
20일 33억달러를 긴급 지원키로 결정하는 등 동남아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쿠데타설이 급격히 번져나갔던 전날 방콕주식시장의 주가지수는
13.90포인트나 떨어져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6백포인트이하로
밀려났다.

지난 7월2일 시작된 바트화위기 이후 최대낙폭이었다.

태국의 불안한 상황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의 통화가치에도 타격을 주고
있어 동남아통화위기 자체가 제2라운드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마저
나오고 있다.

방콕시내에는 통화가치하락에 따른 인플레우려가 높아지면서 오일쇼크
때처럼 각종 일용품의 사재기가 벌어지고 절도사건도 이전보다 빈발하고
있다.

과거 위기고조때마다 다반사로 쿠데타를 일으켜왔던 태국군부인 만큼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보일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 박재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