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콜차입 "전쟁"..'종금사 외화담당자의 고달픈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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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종금 외화자금팀장인 김모 과장(35)은 올 추석을 가족과 못보낼 것 같다는
걱정에 요즘 마음이 착잡하다.
최근들어 해외금융기관은 물론이고 국내 은행들의 대출금 상환 독촉에
하루 하루 외화콜 자금으로 부도위기를 넘기고 있는데 4일간이나 쉴수
있겠느냐는 생각에서다.
"추석이라고 해서 해외금융기관이 봐주지 않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4일짜리 외화콜자금 구하기도 어려운데 추석에 나와 자금을
막아야 할 것 같습니다"
김과장이 목동의 아파트에서 전철로 중구 다동에 있는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전 8시.
김과장은 먼저 로이터에서 보낸 텔렉스와 국내외 신문을 뒤적이면서 혹시나
한국의 신용도를 추락시키는 기사가 있지 않나 마음 졸이며 스크린하듯이
살핀다.
요즘 같아서는 종금사가 어렵다는 소식과 대기업 부도가 연일 지면을 장식,
신문 보기가 두렵다고 한다.
머리속에는 이미 어제 밤 생각해둔 오늘 결제할 자금 스케줄이 잡혀 있는
상태이다.
오전 9시.
전화통을 붙잡고 국내 외화콜시장에 뛰어들 시간이다.
하루짜리 콜자금이라도 못구하면 부도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시중은행이나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들어오는 1년이상 장기차입은 고사하고
3개월리 단기차입도 끊어지거나 만기 축소요청을 받고 있다.
국내 외화콜시장이 요즘 은행들도 콜론이 아니라 콜머니를 하고 있다.
종금사가 끼여들 여지가 없다.
"돈 있는 국책은행이 무엇으로보다 신용도가 나은은행을 주지 종금사까지
생각할 여를이 있겠습니까".
특히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이 국가신용등급 장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꾸면서 국책은행의 외화사정도 좋지 않아 국내에서 외화 구하기가는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수도 없는 일.
오전 10시께면 홍콩시장이 개장한다.
국내 은행의 현지지점이나 국제부에 전화해 외화콜자금을 대신 꿔달라고
애걸을 해야할 시간이다.
김과장이 일하는 종금사는 해외금융기관으로부터의 크레딧라인이 전무하다.
직접 외화콜시장에 뛰어들수 없는 것이다.
국내 종금사 상당수가 대부분 은행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외화콜자금을
빌려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은행들 외화사정이 안좋아져 종금사의 외화차입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종금사가 살려면 은행이 먼저살아나야 한다"라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홍콩시장에서도 영 가망 없다 싶으면 국내은행 런던지점으로 전화 다이얼을
돌려야한다.
이미 오후 3시다.
그러나 홍콩시장과 상황은 별반 다를게 없다.
여기서도 돈을 못구하면 밤 9시에 문을 여는 뉴욕시장으로 들어가야한다.
물론 국내 은행을 통해서다.
평소에 알고 지냈던 국내 은행의 뉴욕지점 직원으로부터 겨우 자금을
빌렸다는 소식이 날라왔다.
밤12시가 다돼서 였다.
은행이 얼마나 중개마진으로 챙기는지, 외국계 금융기관이나 어떤 금리로
주는지 따질 겨를도 없다.
곧바로 외화자금결제은행인 씨티은행으로 전화를 걸어 채권금융기관에
돈을 주라고 알려준다.
"하루살이인생이지요"
하루종일 전화를 붙잡는 통에 귀가 얼얼한 김과장은 어떻게든 하루를 무사히
치렀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감을 갖지만 당장 내일이 또걱정이다.
오늘 빌린 것도 내일 갚아야 하고 엊그제 빌린 자금의 만기도래일도
내일이라 더욱 바쁠것 같다.
보통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자금회수하기전 하루 이틀전에 통보한다.
준비하고 말 것도 없다.
귀가하는 김과장은 이틀정도 있다가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을 둘러봐야
하겠다는생각이 들었다.
혹시 3개월짜리라도 구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에서다.
그러나 1년짜리를 빌려도 그것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데 김과장의 고민이
있다.
"은행에 가서 아쉬운 소리해서라도 외화부족난이 해결이 된다면에야
어떻게라도 해보겠지만 미봉책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김과장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얘기한다.
일본은행이 9월말 반기 결산을 앞두고 대출상환을 독촉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기아사태의 해결기미는 보이지 않고 온통 악재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1일자).
걱정에 요즘 마음이 착잡하다.
최근들어 해외금융기관은 물론이고 국내 은행들의 대출금 상환 독촉에
하루 하루 외화콜 자금으로 부도위기를 넘기고 있는데 4일간이나 쉴수
있겠느냐는 생각에서다.
"추석이라고 해서 해외금융기관이 봐주지 않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4일짜리 외화콜자금 구하기도 어려운데 추석에 나와 자금을
막아야 할 것 같습니다"
김과장이 목동의 아파트에서 전철로 중구 다동에 있는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전 8시.
김과장은 먼저 로이터에서 보낸 텔렉스와 국내외 신문을 뒤적이면서 혹시나
한국의 신용도를 추락시키는 기사가 있지 않나 마음 졸이며 스크린하듯이
살핀다.
요즘 같아서는 종금사가 어렵다는 소식과 대기업 부도가 연일 지면을 장식,
신문 보기가 두렵다고 한다.
머리속에는 이미 어제 밤 생각해둔 오늘 결제할 자금 스케줄이 잡혀 있는
상태이다.
오전 9시.
전화통을 붙잡고 국내 외화콜시장에 뛰어들 시간이다.
하루짜리 콜자금이라도 못구하면 부도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시중은행이나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들어오는 1년이상 장기차입은 고사하고
3개월리 단기차입도 끊어지거나 만기 축소요청을 받고 있다.
국내 외화콜시장이 요즘 은행들도 콜론이 아니라 콜머니를 하고 있다.
종금사가 끼여들 여지가 없다.
"돈 있는 국책은행이 무엇으로보다 신용도가 나은은행을 주지 종금사까지
생각할 여를이 있겠습니까".
특히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이 국가신용등급 장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꾸면서 국책은행의 외화사정도 좋지 않아 국내에서 외화 구하기가는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다.
그렇다고 포기할수도 없는 일.
오전 10시께면 홍콩시장이 개장한다.
국내 은행의 현지지점이나 국제부에 전화해 외화콜자금을 대신 꿔달라고
애걸을 해야할 시간이다.
김과장이 일하는 종금사는 해외금융기관으로부터의 크레딧라인이 전무하다.
직접 외화콜시장에 뛰어들수 없는 것이다.
국내 종금사 상당수가 대부분 은행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외화콜자금을
빌려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은행들 외화사정이 안좋아져 종금사의 외화차입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종금사가 살려면 은행이 먼저살아나야 한다"라는 얘기도 그래서 나온다.
홍콩시장에서도 영 가망 없다 싶으면 국내은행 런던지점으로 전화 다이얼을
돌려야한다.
이미 오후 3시다.
그러나 홍콩시장과 상황은 별반 다를게 없다.
여기서도 돈을 못구하면 밤 9시에 문을 여는 뉴욕시장으로 들어가야한다.
물론 국내 은행을 통해서다.
평소에 알고 지냈던 국내 은행의 뉴욕지점 직원으로부터 겨우 자금을
빌렸다는 소식이 날라왔다.
밤12시가 다돼서 였다.
은행이 얼마나 중개마진으로 챙기는지, 외국계 금융기관이나 어떤 금리로
주는지 따질 겨를도 없다.
곧바로 외화자금결제은행인 씨티은행으로 전화를 걸어 채권금융기관에
돈을 주라고 알려준다.
"하루살이인생이지요"
하루종일 전화를 붙잡는 통에 귀가 얼얼한 김과장은 어떻게든 하루를 무사히
치렀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감을 갖지만 당장 내일이 또걱정이다.
오늘 빌린 것도 내일 갚아야 하고 엊그제 빌린 자금의 만기도래일도
내일이라 더욱 바쁠것 같다.
보통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자금회수하기전 하루 이틀전에 통보한다.
준비하고 말 것도 없다.
귀가하는 김과장은 이틀정도 있다가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을 둘러봐야
하겠다는생각이 들었다.
혹시 3개월짜리라도 구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에서다.
그러나 1년짜리를 빌려도 그것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데 김과장의 고민이
있다.
"은행에 가서 아쉬운 소리해서라도 외화부족난이 해결이 된다면에야
어떻게라도 해보겠지만 미봉책에 지나지 않을 뿐입니다"
김과장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얘기한다.
일본은행이 9월말 반기 결산을 앞두고 대출상환을 독촉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기아사태의 해결기미는 보이지 않고 온통 악재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