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결국 추락하고 말 것인가.

740~76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증시가 원화환율 급등과 금리 불안으로
요약되는 "금융위기"의 직격탄으로 크게 하락하며 추가하락에 대한 공포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은 여건이 어렵더라도 720선은 지켜질 것이라는 제한적 긍정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경기가 호전국면으로 돌아서는 등 펀더멘털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700선도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 부도 등에 따른 신용위기에서 비롯된 금리상승세가 원화가치 하락의
돌풍에 휘말려 당분간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 때문이다.

악재에 짓눌린 증시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증시전문가들을 통해 점검해본다.

<> 정종렬 신영투자신탁 사장 =이번 주가 하락세는 전 저점인 720대까지
이어질 것이다.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900원을 위협하고 있고 시중실세금리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등 악재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을 조기에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필요한 시점으로
여겨진다.

오는 9월까지도 현재의 금융불안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지난 6월에 늘어난
신용매물이 나오는데다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의
실망매물이 몰려나와 700선마저 위협당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 이옥성 WI카증권 서울지점장 =악재만 산적해 있어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
하다.

오는 추석(9월16일) 때까지 700선을 지지선으로 바닥을 다진뒤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이 한국증시에 대한 태도는 큰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다.

한국의 외환시장은 폐쇄돼 있어 환투기의 타겟으로 삼지 않을 것이며
동남아같은 급격한 환율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한국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경기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많은 편이다.

외국인들이 8월들어 순매도하고 있는 것은 한국증시를 떠난다기보다는 오는
10월께로 예정된 외국인 한도 확대를 겨냥한 교체매매로 여겨진다.

<> 김창문 대한투자신탁 이사 =종합주가지수 720선은 깨지지 않을 것이다.

지난 7월 기아그룹의 부도유예대상 선정 등으로 두차례에 걸쳐 720선이
위협받았으나 거뜬히 이겨냈다.

지수가 6일 연속 크게 하락했기 때문에 자율적인 반등도 기대할수 있으며
720선까지 밀릴 경우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에 나설 것이다.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정부조치도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란 기대감
도 있다.

<> 박용선 선경경제연구소 조사실장 =금리와 환율 등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양대기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잘 버티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일 종합주가지수가 25일이동평균선(742) 근처까지 회복돼 최악의 국면은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희망이 싹트고 있다.

그러나 거래가 부진하고 악재가 산적해 있어 8월중에는 7백3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9월 들어선 추석자금사정이 풀리고 외국인 한도 확대가 다가옴에 따라
상승세로 돌아서 760선까지 회복하는 장세가 예상된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