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기업들과는 달리 태극기 제조업체들은 힘겨운
광복절을 보내고 있다.

현재 태극기 전문제조업체는 5년전 10여개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든 5~6개에
불과하다.

대부분 영세기업인 이들업체의 가장 큰 수요자는 일선 시청과 구청,
동사무소 등 관공서.

주로 도로변 가로수에 사용하는 국기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는데 따른 수요가
유일한 판매구다.

그러나 이들 자치단체들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자동차 매연등 각종 오염물질
에 찌든 지저분한 국기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기 판매행상을 쉽게 볼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일반가정에서 쉽게 태극기
를 구입할수 없는 것도 불황의 한 이유.

실제 가정용 태극기의 공장도 가격은 국기와 국기함, 국기봉들 포함해 1조에
3천원정도지만 유통마진이 1백%이상돼 실제 판매가격은 6천원이상을 받고
있다.

태극기 제조업체인 "국위선양"의 김정호 사장은 "월드컵 유치홍보와 박찬호,
선동렬 선수의 활약으로 수요량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했으나 올해는 오히려
지난해의 3만장보다 30%가량 주문량이 줄어들었다"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