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쉽게 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영체계 (OS)의 소스코드가 공개돼야 하는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은 이같은 목소리는 외면하고 OS로 돈을 버는데만
급급한게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공개 OS인 "리눅스 (Linux)"를 홍보하기 위해 최근 방한한
국제리눅스협회의 존 홀(47) 회장은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소스코드를
공개, 개발자들이 보다 나은 프로그램을 언제 어디서나 개발할 수 있게
한다는게 리눅스의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리눅스는 중형컴퓨터에 쓰이는 유닉스 (Unix)와 유사한 개념의 OS로
소스코드를 비롯해 OS일체가 인터넷과 PC통신망을 통해 공개됐다.

지난 91년 핀란드 헬싱키 대학의 리눅스 토벌트 (Linux Torvalds)라는
대학생이 처음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후 수천명의 개발자가 동참, 94년
5월부터 드디어 제품이 무료 배포되기 시작했다.

유닉스가 한 시스템당 50만~1백20만원선인 것에 비해 무료라는 점이
강점이며 인터넷 (www.redhat.com)에서는 CD롬 타이틀 형태로 3만9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판은 이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도 받을 수 있다.

현재 OS로 리눅스를 이용하는 시스템수는 전세계적으로 약 4백만대로
추정, 유닉스의 약 33%에 육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재 4만여명이 리눅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PC통신 나우누리
에는 1만5천명의 회원이 리눅스사용자모임에 가입돼 있다.

미 중대형컴퓨터업체인 디지탈사의 유닉스개발팀 수석연구원이기도 한
홀회장은 "리눅스는 94년 발표이후 연구소나 대학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유닉스뿐 아니라 윈도95나 윈도NT 시장도
대체해 나가며 메이저OS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으로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20일 여의도에서 관련업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리눅스와
비지니스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것을 비롯
3백여명의 리눅스사용자들과도 만나, 리눅스 알리기에 바쁜 일정을 보냈다.

필라델피아 드렉실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벨연구소와
하트포트대학 학장을 거쳐 디지털에서 15년째 유닉스 개발을 담당해온
그는 "가장 개방적인 것이 가장 파워풀한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