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4단계 금리자유화에 따라 수신금리가 오르자 은행들이 수지 보전 차원에서
대출금리를 손질하고 있는 것이다.

추석을 앞두고 중소기업들의 금융비용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일 상업 제일 외환은행 등이 최근 총액한도어음할인
대출금리를 각각 1%포인트씩 올렸다.

이들 은행은 우대금리에 붙는 가산금리를 종전 +3%에서 +4%로 인상했다.

또 신한 등 다른 은행들도 이달중 비슷한 수준으로 금리를 올릴 계획이다.

은행들은 또 상업어음과 무역어음만을 대상으로 하는 총액한도대출과 별도로
앞으로 일반대출금리까지 단계적으로 올린다는 방침이어서 금리의 연쇄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같은 양상은 최근 4단계 금리자유화와 MMDA(자유금리예금)의 출현에 따른
수신금리의 폭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수신금리가 갑자기 오르자 여신금리체계도 재조정
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여신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하면 경영수지가 너무
나빠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은 수지보전 차원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조흥은행의 경우 당장은 일반대출금리를 올릴 계획은 없지만 실세금리연동형
대출상품의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표면금리를 올리지는 않되 금리가 높은 대출상품을 내놓아 실질적인 인상
효과를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MMDA가 경영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한뒤 여신금리체계
를 재조정한다는 복안이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