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인수.합병(M&A) 심사기준 강화조치가 삼성의
기아자동차 인수를 도와주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이 강력히
제기되자 이를 유보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기업결합 심사기준을 강화,특정 산업분에서
1개사의 시장점유율이 40%를 넘거나 상위 3개사 점유율이 60%를 넘을
경우 이를 규제하는 "기업결합심사기준 고시"를 일단 다음달 전체회의로
유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정권 임기내에 기아의 제3자 인수를 추진하지 않겠다는게
정부의 입장이어서 기업결합심사기준 강화문제는 내년이후에나 검토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시장점유율이 1사 50%,상위 3사 70%를 넘을 경우 규제하도록
돼있어 기준을 강화할 경우 현대자동차(점유율 46.5%)와 대우자동차(13.8%)
가 기아자동차(28.6%)를 인수하기는 어려워 사실상 삼성측에 넘기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었다.

공정위는 현재의 기준으로도 현대 및 대우자동차의 기아인수는 M&A
기준에 저촉되며 기준을 강화한다고 해서 기아인수가 더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라며 특정업체의 기아인수를 도와준다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심사기준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지난 81년 제정된 이후
한번도 개정된적이 없어 이 기준을 경제현실에 맞게 고치자는 의도였으며
기아사태와 시기가 일치한다는 것은 전혀 의도된바 없다고 덧붙였다.

< 박영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