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줄곧 주식을 팔아왔던 기관들이 이달들어 증권사를 중심으로
큰 폭의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 상품주식 보유규모가 7월말 3조2천3백45억원에서 11일
현재 3조3천3백87억원으로 1천42억원이 늘어났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12일까지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1천1백29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지난달에 2백81억원, 6월에 6천7백45억원, 5월에 4천5백10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올들어 2, 3월을 제외하고는 줄곧 주식을 처분해왔던 것과는 크게 대조적
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특히 이번 순매수가 증권사에 의해 주도됐다는 점에 주목
하고 있다.

증권사는 이달들어 국내기관 전체 순매수 물량의 절반에 달하는 5백6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수펀드를 통해 블루칩이나 업종대표주 등 외국인 선호종목을 중심으로
4백79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인 투신사보다 증권사가 더 많이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일부
중소형 증권사에서 공격적으로 저가대형주를 사들였고 일부 대형사도 전략적
으로 기아그룹주를 매수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 증권사 상품운용 담당자는 "올해들어 상품비중을 크게 줄였기 때문에
최근 매수여력이 생겼고 10월께 외국인 한도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경기관련 블루칩과 실적대비 저평가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정동배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장은 "당분간 종합지수가 박스권
등락을 하는 과정에서 기관들은 저점매수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9, 10월 장세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많아 이같은 기관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남국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4일자).